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리비아와 이란의 수주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하반기 수주목표인 600억 달러(업계 700억 달러) 수주목표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이란과 한국 공관 추방으로 인한 리비아와의 외교 갈등으로 인해 정부가 올 초 계획한 해외건설 600억 달성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작년 이들 국가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따낸 공사는 총 24건으로 금액만 56억3200만 달러다. 이는 작년 해외수주고가 491억 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금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현재 리비아와 이란에서 15건(15억9700만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작년의 약 1/3 정도로 이번 문제로 하반기 이들 국가에서 수주 활동이 약화된다면 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리비아=
리비아는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해 많은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나라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는 약 20여개로 작년 한 해 동안만 총 21건(31억3400만 달러)의 공사를 따내며 UAE, 사우디, 알제리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비아는 '정경분리'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나라로 기업 활동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외교 관계에 문제가 지속된다면 정상적인 수주활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은 외교관 추방사태로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총 14건에 12억1700만 달러를 기록했다"며 "외교 관계 등이 악화된다면 하반기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대우건설이 즈위티나 발전소(4억4000만 달러)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현대건과 포스코 건설도 트리포리 웨스트 발전소(13억 달러), 트리폴리 시내 지하철 공사(30억 달러) 등을 추진중이다.
◇ 이란=
이란에서의 수주 가능성은 리비아보다 더 불투명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보복을 우려한 국내 은행들이 이란과의 외국환 거래를 사실상 중단해 무역대금 결제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
이란의 경우 작년 3건의 공사를 수주하며 총 24억9200만 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1건(3억8000만 달러)의 공사를 따냈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추가 수주 활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
게다가 기존 공사 계약 파기도 나타나고 있어 되면서 계약 파기 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올해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1건에 3억8000만 달러)도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하반기 수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GS건설이 작년 10월 이란 국영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파스석유가스공사(POGC)에서 수주한 1조4161억원 규모 '이란 사우스파스 6∼8단계 가스탈황설비 공사'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건설사들은 이란에서 철수하거나 수주활동을 포기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초 공사를 마친 이란 테헤란 지사장을 알마티 지사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대림산업도 진행중인 공사 말고는 신규수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