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헝가리발 악재까지 터지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는 하루 두자릿수 등락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각국을 둘러 싼 경제·정치적 환경도 외환시장의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6회에 걸쳐 글로벌 외환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여파를 진단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강달러 시대 왔다...외환시장 출렁
② 유로 추락 어디까지
③ 유로 유로 유로...日수출기업 죽을 맛
④ 中 위안 절상 언제?
⑤ 요동치는 원화 어디로?
⑥ 수출기업 채산성 맞추기 비상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글로벌 경기 후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지난 5일 폐막한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국제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이 더 유연한 환율정책을 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압박했다.
그러나 올해 초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펼쳤던 미국도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폐막한 제2차 중미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
미 예일대학교의 레이 페어 경제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사설을 통해 “위안화 절상이 중국경제의 위축을 가져와 수입을 감소시켜 미국의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수입품의 가격을 올려 물가를 인상시킬 수 있다”고 미국 경제에 불리한 점을 지적했다.
경제관련 국제기구에서도 위안화 절상 필요성에 대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저스틴 이푸 린 세계은행(WB) 부총재는 “구조적으로 미국은 저축을 하고 중국은 소비를 더 해야 한다”면서 “중국경제의 생산성이 계속 개선된다면 실질적 변동환율 시스템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저평가된 위안화가 미국 경제성장의 저해요인이라는 주장은 틀렸다”면서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위안화 절상보다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국제기구들의 기존 주장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홍콩 HSBC은행은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올해 안에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전망했다.
다니엘 휘 HSBC은행 외환 투자전략가는 “중국이 올해 위안화 절상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정책의 초점이 환율수준의 이동에서 더 많은 유연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옮겨질 것”이라 예측했다.
벤 심펜도르퍼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급락이 중국당국의 위안화 조정에 관한 위험성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는 달러와 연동된 페그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위안화는 유로에 대해 올해 들어 13%나 올랐다.
유럽은 중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기 때문에 유로화 가치의 급락은 중국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 악화를 불러 올 수 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지난달 24일 “중국은 독립적이고 통제가능한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환율 매커니즘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과 변함없는 입장을 보였다.
궈텐융 중국 중앙재경대 교수는 “중국은 올해안에 위안화 환율을 3% 안팎에서 점진적으로 절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펜도르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오는 3분기 말부터 연율 3% 이내에서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상할 것”이라며 궈 교수와 같은 의견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 확산된다면 위안화 절상은 연기될 수 있다”면서 “유럽 재정위기가 위안화 절상의 가장 큰 변수”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의 중간선거도 위안화 절상의 변수다.
중간선거를 겨냥해 미 의원들의 대중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연기됐던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