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내에서 SK E&S만 중간지주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석유·화학사업 분사를 추진중인 SK에너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그룹은 SK증권 매각없이 중간금융지주사 설립을 통해 금융사업을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내년 1월1일을 목표로 석유사업과 화학사업 분할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독립·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유연성과 스피드를 높여 기존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며 "중간지주체제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분사 이후 자회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현 체제보다는 중간지주체제 도입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경우 SK E&S를 통해 중간지주체제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효율적인 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중간지주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에너지가 중간지주체제로 전환되면 E&P부문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와 석유사업·화학사업·윤활유사업(SK루브리컨츠)을 영위하는 자회사로 나눠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윤활유 사업을 분사해 'SK루브리컨츠'를 설립했다.
SK에너지는 현재 ▲R&M(석유사업 및 공장운영) ▲화학 CIC(회사 내 회사) ▲기술원 ▲CMS(경영지원업무) 등 4대 사업 부문와 사장 직속기구인 자원개발(E&P)본부로 구성돼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주요 글로벌 에너지기업의 경우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 경영을 효율화해 왔다"면서 "이번 SK에너지의 중간지주체제 도입도 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그룹 내 주력 계열사별 중간지주체제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그룹은 SK증권 매각없이 금융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정책적 판단이 가능해져 SK네트웍스가 보유 중인 SK증권을 인적분할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한 SK네트웍스도 레저사업 등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분사시켜 부동산 개발 전문 자회사를 설립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네트웍스 고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개발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SK네트웍스도 사업 재편을 통한 자회사 설립이 본격화될 경우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중간지주체제 전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계열사간 사업부 재편에 나서고 있다"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력 사업별 중간지주체제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의 SK E&S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불가피하게 중간지주체제를 도입했다면 지금은 자회사의 효율적 관리와 경쟁체제 강화를 위해 분사를 추진하면소 중간지주체제를 도입하는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K그룹 내에서 중간 지주사 체제를 갖춘 계열사로는 SK E&S가 있다.
SK E&S는 지난 1999년 지주사 형태로 설립됐으며 산하에 대한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충남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등 9개국내 자회사와 SK E&S 홍콩 등 해외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