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멜로 영화의 대부 곽지균(본명 곽정균) 감독이 25일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56세.
영화 '젊은 날의 초상' '걸어서 하늘까지' '겨울 나그네' 등을 만든 곽지균 감독은 그의 형에 의해 자택에서 발견 됐으며 발견 당시 곽 감독은 다 탄 연탄 옆에서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감독의 한 지인은 "곽 감독이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며 "영화를 만들지 못해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곽 감독은 노트북에 남긴 유서를 통해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며 힘들었던 심경을 표현했다.
1980년 영화 '깃발 없는 기수'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고인은 1986년 '겨울 나그네'로 감독 데뷔를 했다.
이후 '두 여자의 집'(1987) '그 후로도 오랫동안'(1989) '상처'(1989) '젊은 날의 초상'(1991) '걸어서 하늘까지'(1992) '장미의 나날'(1994) '깊은 슬픔'(1997) '청춘'(2000) 등을 만들었다.
주로 정통 멜로를 연출한 그는 감성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작품들을 통해 대종상 신인감독상, 영평상 신인감독상, 오늘의 작가상, 기독교 문화상, 대종상 감독상, 대종상 각색상 등을 받으며 명성을 날렸다.
'청춘' 이후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진 곽 감독은 6년 만인 2006년에 당시 신인이었던 지현우와 임정은을 주연으로 내세운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선보였지만 영화는 참패했고 이후 4년간 차기작을 내놓지 못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곽 감독이 마지막 작품 실패 후 대전에 내려가 두문불출했다"며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대전에서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에는 혼자서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