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시위 진압과정 중에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정치혼란이 커지고 있지만 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혼란에도 불구하고 태국경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3~5.8%에 달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태국정부는 지난달 올해 GDP증가율 전망을 이전의 3.3~5.3%에서 4.3~5.8%로 상향조정했다.
스탠더드차터드뱅크는 태국의 외환보유고가 넉넉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등 경제적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에 바트화가 정치혼란이 급속도록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 차티키와닛 태국 재무장관은 “정치혼란으로 GDP증가율이 0.5% 하락할 위험이 있다”면서도 “올해 정부 목표인 4.5%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해 태국 전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크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전자산업 등 태국의 주요 산업체들은 이번 시위의 진원지인 방콕 외곽에 자리하고 있어서 시위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증시에서 외국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올해 1~4월의 순자본유출은 10억달러(약 1조1697억원)에 달했지만 자본유입은 그보다 많은 1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약 50억달러의 자본이 태국증시에서 이탈한 바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케빈 그리스 이코노미스트는 “태국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경제는 서로 분리돼서 운용돼 왔다”면서 “자본유출이 늘고 있지만 자본의 대량유출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이머징 국가들의 증시에서 매도세가 우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국증시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바트화 가치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그러나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방콕지역에서 시작된 혼란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 태국정국이 급속도로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현재 북동부 지역은 반정부세력이 강하지만 폭력사태가 간혈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혼란이 이들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정부와 군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태국군대는 20세기 이후 20여 차례나 쿠데타를 일으켰었다.
현재 오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국왕의 건강도 주요 변수이다. 푸미폰 국왕은 지난해 9월부터 병원에서 장기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마하 바지랄롱콘 태국 왕세자가 무난히 왕위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왕세자는 부왕만큼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어 태국 국민들을 단합시켰던 왕실의 힘이 약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치혼란이 가라앉기 전에 푸미폰 국왕이 서거한다면 태국의 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