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한국판 'MIT미디어랩'이 국내 대학 2곳에 설치된다.
지식경제부는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업체 임원과 공대학장 등이 참석한 'IT인재양성정책 산학연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안을 10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백우현 LG전자 사장, 최두현 KT 사장, 조병덕 삼성전자 부사장, 박한용 포스코 부사장, SK C&C 정철길 사장, 강태진 서울대 공대학장 등 기업체 임원과 공대학장이 참석했다.
정부가 확정한 '한국판 MIT미디어랩 사업안'에 따르면, 경쟁 유도를 위해 2개 대학에 미디어랩을 설치하고, 사업기획은 대학 자율에 완전히 맡겨진다. 정부는 올해 7~8월 중 1개, 내년에 1개 대학을 차례로 선정한다.
선정기준은 논문, 박사인원 등 정량적 지표보다 교과과정의 혁신성, 우수 교수진 여부, 기업 후원금 확보 등에 중점을 둔다. 사업실패 시 학생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선정 기준에 '위험관리' 항목을 신설한다.
산업계 의견이 많이 반영되도록 평가위원 60%를 기업체 인사로 구성한다. 신입생 선발도 당초 과학영재학교에서 100% 선발한다는 제한을 풀고, 일반고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쓸 만한 인재가 없다는 고용 불일치만 해소돼도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업경쟁력이 올라 간다"며 "IT교육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대학이 먼저 IT교육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하며, 이 같은 변화는 수요자인 기업만이 유도할 수 있다"며 "일부지만 대기업조차 대학 IT교육의 투자, 참여를 손실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아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학의 IT교육모델도 손질하기로 했다. 새 IT교육모델은 기업과 대학이 주체가 돼 마련하며, 특히 전공 비중이 60% 이상으로 확대되고 수학, 과학 비중도 25%로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진다. 현장경험을 위해 인턴십이 필수 과목화되어 학점이 부여된다.
이날 참석자들은 초ㆍ중등학교의 IT교육 문제도 제기했다. 우수 IT인재가 양성되려면 어릴 때부터 알고리즘을 통한 문제 해결에 친숙해야 하는데, 우리는 2008년 초ㆍ중등 컴퓨터교육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기반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참석자는 "일본, 영국이 IT를 필수과목, 수능과목 등으로 지정한 것을 고려할 때 우리도 컴퓨터 교육을 주당 1시간 이상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