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일본 완성차업체로는 다섯 번째로 국내에 진출한 스바루는 당장 다음달 3개의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마케팅을 못하고 있다.
'스바루'라는 브랜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토요타,혼다등 여타 일본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아 향후 스바루가 국내에 신차를 내놓아도 잘 팔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스바루는 일본 현지에서도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에 따르면 지난해 스바루는 총 17만3488대를 팔아 전년대비 16.1%나 급감했다.
특히 스바루는 한국토요타와 한국닛산과 같이 100% 일본 본사가 자본 투자를 한 것이 아닌, 일본 현지 본사의 자본 투자 없이 지산모터스의 모기업인 고려상사그룹의 100% 자본으로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
현지 본사가 투자한 한국법인의 경우, 환율의 영향을 덜 받을 수도 있고 또한 가격 협상을 할 때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스바루와 같이 100% 한국이 자본을 투자한 경우는, 일본 스바루가 한국시장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가격 협상을 할 때 자사의 이익만을 챙길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심지어 일본 미쓰비시상사 조차 미쓰비시자동차가 한국에 진출할 때 공식 수입원인 MMSK에 15%의 지분투자를 했다. 따라서 다음 달 스바루가 3개 차종에 대한 국내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갖출지 의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엔화가 급등할 때 수입차, 특히 일본차들이 많이 힘들었지만, 일본 본사가 자본을 투자한 국내 법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고, 또한 차를 들여오기 위해 현지 본사와 협상을 할 때 어느 정도 힘이 실리는 건 맞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 소개되고 있는 스바루의 한 동영상 광고를 살펴보면 한 남자(Beauty)가 스바루 차에 서 있자 또 다른 남자(Power)가 차에서 급작스레 나타나며 'Beauty meets Power(아름다움이 힘을 만나다)'라는 문구가 뜬다.
여성의 경우도 똑 같은 상황이 연출되며 'Sophisticated meets Sensible(세련됨이 감각을 만나다)'의 문구가 뜬다. 스바루가 동성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스바루는 지난 1990년대부터 공격적으로 동성애자 친화적인 광고를 통해 게이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미국의 동성애자 사이에서 스바루의 선호도는 높아졌고 현재는 일본의 동성애자 사이에서도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인식이 퍼지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스바루가 게이차라는 말도 있었는지는 정말 몰랐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호응을 얻을 수 없는 마케팅"이라며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동성애를 자극하는 것도 마케팅의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동성애자보다 더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마케팅은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스바루는 오는 4월 말 중형 세단 '레거시'와 크로스오버 차량인 '아웃백', SUV 모델인 '포레스터' 등 3개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며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 부터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마케팅 능력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결국 국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