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체가 에너지·바이오·전자소재 등 3대 부문에 집중해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 석유화학산업이 불황 사이클에 접어든 가운데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중동과 중국 등 석유화학강국이 저렴한 원료를 바탕으로 공장 건설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로는 생존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국내 석화업계는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26일 LG화학에 따르면 LG화학은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해 연간 5000만㎡ 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 LG화학은 올 하반기 부터 공장건설에 들어가 2012년 초에 1개 라인을 완공해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14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3개 라인을 완공하는 등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건설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LCD용 유리기판 사업을 편광판, 2차전지에 이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단기간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2018년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해 세계적인 유리기판 제조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LG화학은 LCD용 감광재를 비롯해 2차전지용 양극재,전해액 등을 생산하며 전자소재 사업부를 강화하고 있다.한화석유화학도 기존 합성수지 중심의 화학사업에서 탈피해 신사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한화석화는 크게 에너지 부분(태양광, 이차전지), 나노부문( 탄소나노튜브), 바이오부문(바이오시밀러) 등 3개의 신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한화석화는 올해 10월 울산2공장 내 약 5600평방미터(㎡) 부지에 중대형 2차전지의 양극재로 사용되는 LFP(LiFePO4, 리튬 인산 철)를 초임계 수열합성 공정을 이용하여 생산하기 위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공장은 연간 600t의 LFP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이는 약 12만대의 하이브리드자동차(HEV)에 2차전지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준공을 마치면 3개월의 시운전을 마친 후부터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2015년에는 1만2000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투자금액만 총 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화석화는 다양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응용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석화는 지난 2008년 12월 자회사인 한화나노텍을 통해 세계 최초로 탄소나노튜브 대량 양산을 위한 설비를 준공하고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0㎏의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ingle-walled CNT)와 연간 4t의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ulti-walled CNT)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나노튜브(CNT;Carbon Nanotube)는 흑연 구조의 탄소 시트(Sheet)가 나노미터(nm) 직경의 실린더 형태를 갖는 구조체로서 강도, 열 및 전기전도도, 전계 방출 특성 등이 모두 탁월한 첨단 소재이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한화나노텍과 함께 투명전극, 백라이트 유니트(CNT-BLU), 친환경 전도성 도료(CNT-Paint), 전도성 플라스틱, 자동차용 경량화 소재 등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화석화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도 진출해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지난해 바이오 시밀러 의약품의 상업생산을 위해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3만6005평방미터(㎡) 부지에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해 2018년까지 총 205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석화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한화석유화학과 드림파마는 올해에 국내 임상1상 시험을 완료한 후, 해외 파트너를 통해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안전성 및유효성을 확보한 후, 2012년 말 국내 허가와 판매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연산 2만t 규모의 NMP(N-Methyl-2-Pyrrolidone) 제조시설을 내년에 완공해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NMP는 LCD 및 반도체 제조과정의 세정제로 사용되거나, 리튬이온배터리(LiB)의 전극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화학제품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는 원재료조달 및 기술확보 등의 제약으로 인해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지난해 9월 SK에너지가 국산화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NMP사업 진출에 따라 전량 해외수입에 의존하던 NMP를 100% 국산화할 수 있게 됐다"며 "연간 7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에너지 부문에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강화시키고 자동차용 2차전지 셀 사업부도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SK에너지는 총 159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초부터 분리막 4, 5 라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연간 7200만㎡에 달하며 올해 중순 경 완공할 방침이다. 증설하게 되면 기존 연간 7000만㎡ 규모의 청주 공장 1,2,3 라인을 더해 총 1억4000만㎡ 규모로 확대된다.
기타 정보전자소재로 TAC(Tri-acetyl-cellulose) 필름(LCD 편광판에 사용되는 원천소재), 연성동박적층판(FCCL: Flexible Copper Clad Laminate)(휴대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핵심 소재) 등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