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스] 지갑이 활짝 열리려면

입력 2010-02-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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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열린 뉴욕증시(16일)는 뉴욕지역 2월 제조업 경기지표, 2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 등 예상치를 웃돈 경제지표들에 힘입어 다우지수(1.68%)를 비롯한 주요 지수들이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약사 머크와 대형은행 바클레이즈의 실적 개선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1.12% 갭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면서 장중내내 견조한 흐름으로 상승분을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6.38p(1.65%) 오른 1627.43p로 거래를 마쳤다.

매수강도를 한층 높인 외국인이 382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KSP200 선물시장에서도 3783계약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543억원, 90억원 순매도로 대응하며 증시의 잇단 상승을 경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 매수(+1322억원)를 포함해 2345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에 힘을 보탰다.

증시가 급등하자 환율은 큰폭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30원 내린 1142.20원으로 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들도 화답했다.

대만과 중국이 춘절 연휴로 이날도 휴장한 가운데 일본 닛케이지수가 2.72% 폭등했고, 항셍지수(1.31%), 싱가포르지수(1.27%) 등이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IT·금융 주도 대형주 강세..원전·헬스케어↑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삼성전자가 3.04% 급등하며 IT주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LG디스플레이(4.21%), 하이닉스(4.93%), 금호전기(6.99%), 한솔LCD(5.71%), 대덕전자(4.75%) 등이 급등세를 탔고 LG전자(0.87%), 삼성SDI(0.75%), 삼성전기(0.72%), LG이노텍(0.68%) 등의 주요 IT주들도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전기전자(+1649억원), 지주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서비스(+849억원), 금융(+654억원) 업종을 주로 사들였다.

유로존 재정위기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면서 신용 불안감에 위축됐던 금융주들이 강세를 연출했다.

KB금융이 5.00% 급등한 것을 비롯해 외환은행(3.54%), 부산은행(3.04%), 기업은행(2.66%), 하나금융지주(2.83%), 신한지주(1.79%), 삼성화재(3.02%), 한국금융지주(2.98%), 대우증권(2.66%), NH투자증권(2.46%), 현대증권(2.32%), 동양종금증권(2.40%), 현대해상(2.20%) 등의 금융주들이 고른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0.22%)을 제외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내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POSCO가 0.92% 상승했고, 현대차(0.43%), 한국전력(0.75%), SK텔레콤(1.72%), LG화학(0.71%) 등이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이 30년 만에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원전주들이 들썩거렸다.

보성파워텍(10.48%)과 모건코리아(10.87%)가 10%대가 넘는 상승세로 마감했고 두산중공업(2.47%), 한전기술(5.46%), 우리기술(6.18%), 비에이치아이(3.69%), 강원비앤이(2.69%), 케이아이씨(2.06%) 등의 원전 테마주들이 동반 강세를 연출했다.

정부의 스마트케어 시범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관련 헬스케어주들이 준동했다. 삼성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인포피아와 인성정보가 동반 상한가에 진입했고, 유비케어(7.57%), 세운메디칼(3.04%), 휴비츠(7.18%), 현대정보기술(4.00%), 코오롱아이넷(1.61%), 비트컴퓨터(0.21%) 등이 오름세를 탔다.

2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 윈앤피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유니슨은 14.12% 폭등해 눈길을 끌었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아이리버(상한가), 인터파크(3.77%), 인프라웨어(8.16%), 디오텍(7.76%), 에스에너지(7.12%), 옴니시스템(7.02%), 티씨케이(5.42%), 현대아이티(5.35%), 오디텍(4.73%) 등의 테마주들도 큰폭 상승했다.

반면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STX(-5.14%)와 STX엔진(-5.49%), STX팬오션(-5.86%), STX조선해양(-2.53%) 등의 STX그룹주들은 재무 불확실성 우려와 함께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업종별로는 은행(2.88%)과 전기전자(2.79%), 금융(2.40%) 등이 큰폭 상승했고, 의약품(-0.69%) 업종은 부진했다.

코스닥지수는 1.22% 상승하며 6거래일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고, 대장주 서울반도체(1.46%)와 셀트리온(3.15%), SK브로드밴드(1.53%), 태웅(2.00%), 소디프신소재(2.10%)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바닥 기술적 반등...기간조정 가능성

외국인이 의미있는 수준의 매수규모를 선보이는 등 수급과 심리가 한층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급락시 냉철하고 담대하게 대응해야 했던 것처럼 불확실성이 도처에 산재해 있는 상태에서 외바닥에 기초한 기술적 반등에 흥분해서는 곤란하다.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일에 비해 거래대금이 늘기는 했지만 4조원을 겨우 넘긴 상태로 매수세가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은 시장 참여자들이 지갑을 만지작 거리는 수준이다.

지갑이 활짝 열리려면 유로존 리스크 등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들이 시원하게 해소되어야 한다.

최근의 반등은 악재들에 익숙해지면서 내성이 생긴데 따른 '악재 희석' 효과일뿐 불확실성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새로운 상승동력을 찾았다고도 보기 어렵다.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만으로 오르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강력한 상승촉매를 얻지 못한다면 시간을 두고 에너지를 비축하며 차분히 오르는 수순을 택할 공산이 크다.

코스피지수는 하락갭을 메운데 이어 상승갭을 기록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1월 하순부터 시작된 낙폭의 절반 가량을 이미 만회한 상태라 대형주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한다고 해도 (결정적인 호재가 없다면) 1636선 부근에서 적지않은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600선 안착을 위한 기간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안도랠리에 힘입어 최근 단기간 급등한 종목들의 경우에는 오버슈팅 흐름이 관찰될 경우 일부 차익실현을 병행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저가매수 기회를 놓친 투자자라면 실익이 적은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눌림목 조정을 활용해 차분하게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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