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마케팅이 정착돼 가는 가운데 국내 아파트 브랜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단지를 차별화해 낼 수 있는 '특화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특화 브랜드 사용이 인기 단지와 비인기 단지로 나누는 효과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메인 브랜드 외에 '서브 브랜드(Sub Brand)'격인 특화브랜드가 도입된 것은 1~2년 전 부터다. 특화 브랜드의 경우도 아파트 브랜드 시장을 가장 먼저 열었던 삼성물산이 도입했다.
특화브랜드가 도입된 것은 기존 아파트 브랜드로는 단지 차별성 부여가 쉽지 않은데 따른다. 브랜드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 된지 10여년이 지나면서 브랜드 아파트가 서울 및 수도권 각지로 공급 되자 브랜드가 너무 흔해지게 된 것이 그 이유다.
즉,강남권의 인기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의 비인기 지역이나 똑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브랜드의 고급성이 서서히 약화된 것이 특화 브랜드 사용의 배경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아파트 브랜드 중에서도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명품'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브랜드의 고급성 확보를 위해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을 구별하는 특화 브랜드가 사용되는 중이다.
특화브랜드가 처음으로 사용된 곳은 지난 2005년 1월 입주한 서초구 방배동 소라아파트 재건축 단지다. 삼성물산은 이 아파트에 당시 이미 공급됐던 '래미안 방배'나 '서초래미안'에 차수를 이어가는 대신 '방배 아트힐'이란 특화 브랜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단지 차별보다는 단지의 상징성 때문에 특화브랜드가 사용된 예로 지적된다.
특화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단지를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된 첫 사례는 지난 2007년 1월 입주한 과천 11단지 재건축 '래미안 에코팰리스'다. '과천'이란 지역명 없이 지어진 이 단지명 이후 삼성물산의 특화 브랜드 사용은 본격화 됐다.
이후 분양한 단지는 '래미안 휴레스트', '래미안 에버하임', '래미안 노블클래스', '래미안 슈르' 등 특화 브랜드가 사용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경우 이 같은 특화 브랜드를 단지를 차별화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경우 상대적으로 중산층 이상이 거주하는 경향이 강한 재건축 단지의 경우 특화브랜드를 사용하지만 중산층 비율이 낮은 재개발 단지의 경우 특화 브랜드 사용 없이 '래미안 + 지역명'으로 조합되는 기존 브랜드 네이밍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이후 분양한 단지 중 재개발 단지의 경우 마포구 공덕5구역의 경우 기존 래미안공덕4차에 이어 래미안 공덕5차로 명명됐으며, 성동구 금호19구역의 경우도 래미안 금호2차로 명명됐다. 또 동대문구 전농6구역 재개발 아파트도 '래미안 전농2차'로 명명, 특화브랜드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이밖에 중구 신당동 재개발 아파트도 '래미안 신당2'차란 기본 브랜드만 얻었다.
반면 재건축 단지의 경우 대부분 특화 브랜드를 사용되고 있다.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 한 '래미안 퍼스티지'를 비롯해, 과천 3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슈르', '래미안 에코팰리스' 등이 있으며, 고양시 성사주공을 재건축한 '래미안 휴레스트', 의왕시 내손동 단독 재건축 아트 '래미안 에버하임' 그리고 수원 인계주공 재건축 아파트인 '래미안 노블클래스'등도 특화 브랜드가 사용됐다.
재개발 단지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곳은 특화브랜드를 사용했다. 올 하반기 분양이 예정된 동작구 본동5구역 재개발 아파트는 '래미안 트윈파크'라는 특화브랜드를 사용해 급을 달리 했다.
이 같은 삼성물산의 특화브랜드 차별 적용에 대해 업계에서는 '브랜드의 고급성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즉 수도권 재개발 아파트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똑같은 '래미안'일 수는 없다는 관점 때문이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실제로 롯데건설의 경우 2000년 초반까지 '캐슬', '낙천대' 두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해 강남권의 인기 단지에는 '캐슬'을, 그리고 비인기 단지는 '낙천대'를 적용했으며, 이 때문에 낙천대 대상이 된 단지들의 반발로 '캐슬'로 브랜드가 통일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래미안'이란 브랜드의 고급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마음에 특화브랜드를 사용하게 된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특화브랜드가 모두 사용되지 않고 단지별로 차별적으로 사용된 만큼 특화브랜드 사용 여부가 단지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어 향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