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전모씨(여, 54)는 수입산 냄비로 고기를 삶다가 갑자기 주방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나서 주방에 가보니 냄비 뚜껑이 깨지고 유리 파편이 산산조각 나 주방과 거실주변으로 비산됐고 바닥에 떨어진 유리조각에 발을 베었다.
대구에 사는 박모씨(30)는 싱크대에 보관중이던 강화유리 냄비뚜껑이 갑자기 퍽하는 소리와 함께 깨지면서 유리조각이 바닥으로 튀어 16개월된 어린아이가 놀라고 유리조각에 다칠 뻔 했다.
이처럼 최근 냄비에 음식을 넣고 조리하거나 물을 끓이던 중 강화유리 재질의 냄비뚜껑이 스스로 깨지는 사고(일명: 자파현상)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망된다.
한국소비자원이 2006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비자위해정보시스템(CISS)에 접수된 강화유리 냄비 뚜껑 자파현상과 관련된 위해사례 60건을 분석한 결과, 53건은 조리중에, 7건은 세척후 보관중에 자파현상이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파현상으로 인해 신체상해를 입은 경우도 19건이나 나타났다.
제품의 형태별로는 일반냄비가 49건, 곰솥냄비가 7건, 직화냄비가 4건이었다. 자파현상 발생 시점으로는 음식물을 끓이는 등 사용중 발생된 경우가 53건으로 대다수였다.
소비자원은 또 시중에서 수거한 강화유리로 제작된 일반냄비 뚜껑 16개 제품을 대상으로 소비자들이 실 생활에서 사용하는 행태를 감안해 시험(뚜껑을 비스듬히 기울인 상태로 덮어둔 상태에서 가열후 냉수에 담금)한 결과 2개 제품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직화구이 냄비뚜껑 2개 제품은 사용설명서에 따라 '중불'에서 가열한 결과 11분만에 1개 제품이 파손됐다.
현재 식품 용기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식약청 고시 제2009-78호)에 따라 재질을 표시하고 글자크기를 최소 6포인트 이상으로 해야 하지만 18개 제품중 '강화유리'로 제대로 표시한 제품은 6개(33.3%)에 불과했고 재질 표시 자체를 하지 않은 제품이 7개(38.9%)나 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강화유리 조리기구에 관한 안전기준 마련을 건의하고 관련업계에는 품질관리 및 표시제도 개선 등 소비자피해 예방대책 마련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