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분기 매출의 31% 수준을 마케팅에 쏟아 붓는 등 시장 과열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마케팅 비용이 전체 매출의 10~20%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30%는 그만큼 2분기 이동통신 시장이 치열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아직까지 KT와 LG텔레콤의 실적발표가 남아있어 경쟁사의 2분기 마케팅 지출 현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겠다는 SK텔레콤도 시장 과열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2분기 들어 마이너스폰 등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많은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2분기에 투자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에 그쳤다. 올해 WCDMA 용량증설 및 통화품질 보강투자 등을 포함, 모두 3190억원의 투자지출(CapEx)을 기록, 상반기 누계 기준 6674억원을 집행했지만, 마케팅 비용과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CFO 장동현 전략조정실장은 “내부적으로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나가는데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을 지켜볼 수는 없다”며 “전통적으로 2분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3분기에는 (마케팅에)쓸 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폰에 대해서는 도입을 충분히 검토 중이며, 고객의 관심도가 높은데다 스마트폰의 시장 상황, 단말기 라인업 강화, 오프라인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아이폰 도입이 KT와의 경쟁이 불가피 한 점을 볼 때 보조금과 가입자 유치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 50.5%에 대한 절대적 고수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당초 올해 목표 사항인 만큼 이 부분은 사활을 걸고 지키겠다는 복안이다.
SK텔레콤의 올해 2분기는 통합 KT와의 전면전 양상을 벌였다는 점에서도 업계 안팎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SK텔레콤 관계자들은 기본적으로 2분기 실적에 KT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앞으로 하반기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CFO는 “아직 KT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도 KT 합병 이전에 기업 사업단 신설 등 조직개편과 SK브로드밴드, 나텔링크 등 관계사와 본격적인 경쟁체제 마련해 대비책을 세웼다”고 앞으로 KT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사했다.
장 CFO는 또 “그러나 기본 적으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소모적 경쟁보다는 질적 경쟁을 통해 시장 이끌어나가는데 앞장 설 것”이라며 “본원적 경쟁과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올해 새로운 성장기반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