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별법 21일 첫 심사…전력망·고준위법 26일
‘주52시간 적용 예외’ 등 쟁점 해소 관건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확충법 등 굵직한 산업·에너지 현안을 논의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산자위는 이번 주부터 소위원회를 연달아 개최해 법안 심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여야가 ‘반도체 업계 주52시간 적용 예외’, ‘전력망 수립 시 재생에너지 보급계획 우선 고려’ 등 주요 쟁점 사안을 해소하고 연내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자위 야당 측 간사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1일 산자소위에 반도체 특별법이, 26일엔 전력망법·고준위법이 안건으로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특별법, 전력망 확충법,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등은 여야가 처리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주요 산업·에너지 법안으로 꼽힌다. 22대 국회 개원 후 산자위가 소위를 열어 이들 법안에 대한 심사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반도체 특별법은 여야 모두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법은 22대 국회 임기 초반부터 여야가 경쟁적으로 발의했고, 현재 7개 법률안이 마련돼 있다. 대통령 직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위원회를 설치하고, 반도체 기술에 대한 시설투자 공제율을 높이는 내용 등이다.
이번 심사를 시작으로 반도체 직접 보조금 지원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최근 특별법에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적용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추가하면서 여야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도 커졌다.
관련해 김 의원은 “현재 우리 당은 ‘주 52시간 적용 예외’는 상당히 곤란하단 입장”이라며 “어떻게 보면 특례를 주는 거여서, 특례 조건이나 발동 여건 등을 좀 더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확충법도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앞서 이달 13일 전력망 확충법을 올해 정기국회 안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 법안에 전력망 확충 우선순위를 ‘재생에너지’에 두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충돌이 예상된다.
전력망 확충법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 전력 사용량이 큰 국가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법안이다.
김성원·이인선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신규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믹스에 방점을 두고 있다면, 민주당은 ‘재생에너지’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일례로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올해 8월 발의한 법안에는 ‘국가전력망기본계획 수립 시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에 따라 전력망 확충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야당 측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당을 설득해 좋은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란 관철 의지를 드러낸 만큼 논의가 장기화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주요 에너지 법안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특별법'은 지난 21대 국회 막바지 여야가 대부분의 쟁점을 합의·해소했던 만큼 이르면 올해 안 처리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별법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처분장 설치 등을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