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기억 속 내 고향 경북 안동은 북적북적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오일장이 열릴 때면 장터를 넘어 도로까지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늘의 내 고향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예전의 활기 넘치던 사람들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비단 안동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전국 여러 지역에 출장을 다니다 보면,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예전처럼 듣기 힘들다. 과거의 활력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 같다.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수도권 외 지역에도 꿈과 희망을 줘 다시 과거의 활력을 되찾길 바라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지역전용 정책펀드다. 연간 3,000억 원 규모의 모펀드가 마중물 투자 및 위험분담으로 민간투자를 참여시켜 3조원의 투자를 이끌어 낸다. 조성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1,200억 원 규모의 구미 국가산업단지 현대화, 1,100억 원 규모의 단양 복합관광지 개발, 1조 4,000억 원 규모의 여수 LNG 터미널 개발 등과 같은 대규모 지역개발 프로젝트의 투자 성과를 보여 주었다. 또한, 선진 농업의 아이콘인 스마트팜 개발,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단기간의 성과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특성에 기인한다.
지자체와 민간에서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의 특성 중 다음 세 가지를 매력포인트로 꼽고 있다. 첫째,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지자체가 하고 싶은 어떠한 유형의 프로젝트도 규모의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위 3건의 산업단지, 관광, 에너지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지자체와 민간이 함께 준비 중이다. 모펀드의 마중물 투자뿐만 아니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제외, 재정투자심사 간소화·면제 등의 제도적 지원과 각종 규제 완화, 대출 특례보증 및 신속한 인허가 등으로 안정적이고 빠르게 지역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둘째,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나눠주기식 정치적 의사결정을 배제한다. 그간 정부의 지역투자 방식은 지역 간 형평성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성 판단이 미흡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반해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경제성만 있다면 한 지자체에서도 여러 건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게다가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매우 적다. 총사업비의 0.8%에 해당하는 출자만으로 프로젝트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자체의 채무보증과 같은 행위를 차단해 지자체를 재정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
셋째,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는 정부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돕기 위해 정부는 전문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한다. 각 분야 전문가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 단계부터 사업·금융 구조 설계, 규제 해결, 펀드 신청 후 금융 조달 등 사후관리까지 맞춤형 컨설팅으로 단계별 애로를 해소하고 있다. 더불어, 지자체 공무원이 보다 쉽게 제도를 활용해 민간과 협업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육을 상시 진행하고 있다. 올 한해만 200회가 넘는 프로젝트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했는데, 지자체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러한 매력적인 특성들로 인해 도입 1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모펀드 3,000억 원 전액 소진이 예상된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지만, 많은 지역이 저성장과 인구소멸에 직면하고 있다. 저성장과 인구소멸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지자체, 민간, 정부가 협력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어 오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세대에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가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만드는 마중물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