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국가바이오위원회에 거는 기대

입력 2024-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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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바이오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가 다음달 공식 출범한다. ‘국가바이오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담긴 대통령령이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위원회 구성에 속도가 붙었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고, 부위원장 1명과 정부·민간위원 등 40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실은 이달 3일 부위원장에 바이오 분야 석학인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부총장 선임을 알렸다.

민간위원으로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등이 참여한다고 했다. 정부위원은 관련 부처 장관 10명과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 국가안보실 3차장으로 구성된다.

역할은 △바이오 정책·제도 수립 및 개선 △바이오 규제 검토·개선 △바이오 연구개발 전략 및 투자계획 수립·조정 △바이오안보 역량 강화 △바이오 연구개발·산업 기반 확충 △민관·공공 협력체계 구축과 국제협력 지원 △정부 바이오 사업 연계·기획 △바이오 대규모 사업계획 조정 등이다. 분야로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환경이 포함됐다.

핵심은 글로벌 바이오경제 시대에 바이오 분야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범부처 최고의 거버넌스란 점이다. 정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정책을 국가바이오위원회에서 총괄·조율하고 결정한다.

해석하면 이렇다. “규제·제도 개선, 인재양성, 투자 및 기술개발, 해외진출, 법령 정비 등 기존에 운영됐던 보건의료,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제약·바이오 등 세부 분야별 위원회 역할과 기능을 모으겠다”이다.

보건의료산업계는 ‘환영’ 일색이다. 단 조건이 붙는다. 위원회의 지속성과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이다. 그동안 생기고 사라지길 반복했던 기존 유사 위원회처럼 미미한 성과만 내고 문을 닫으면 안된다는 것이 업계 바람이다.

“그동안 비슷한 위원회가 많았죠. 아쉬웠던 건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과 올바른 정책 집행, 꾸준한 운영을 못했다는 거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달라는 것도 조건이다. 산업계 현장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정책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다.

“기대야 크죠. 다만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길 바랍니다.” “위원회가 세밀한 정책 설계,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합리적인 의사결정, 투자 확대, 속도감 있는 규제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합니다.”

국내 보건의료산업계는 그동안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성과를 만들어 왔다. 국가의 지원과 대학·연구기관·산업계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코로나19 방역 모범 국가이자 자체 개발 예방 백신 보유국, 세계 4위 임상시험 강국, 혁신 신약개발과 독감백신 해외 수출 국가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개별 기업의 성과도 뚜렷하다.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는 글로벌 블록버스 신약으로 기대를 모은다. GC녹십자 혈액제제 알리글로와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는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생산(CDO)·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연간 매출 4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기를 쓰고 있다.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는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했다.

업계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통해 기초연구부터 임상, 상용화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의 이달 3일 브리핑 발언이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해 좋은 결과(유종지미·有終之美)’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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