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국내 플랫폼이 내수 시장을 수성하고 있지만, 메이저 플랫폼이라 하더라도 글로벌 영향력은 거의 미미합니다.”
한 대학교수가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속에서 해외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진단하며 한 발언이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네이버와 카카오를 흔히 ‘플랫폼 공룡’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견주어 보면 정말 미미한 수준이다. 구글이 올해 3분기 882억700만 달러(약 122조2800억 원)를 벌어들이는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는 3분기 2조 원을 버는 데 그쳤다. 이는 구글 매출의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네카오는 기업가 정신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해야 하지만 규제 리스크에 발목 잡혀 성장 동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에 모바일에서 AI로 시대가 넘어가면서 기업들의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세계를 군림하던 기업들도 AI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한순간에 몰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대표적인 곳이 인텔이다. 외계인을 납치해 칩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였던 인텔은 과거 CPU 시장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시장을 장악했으나 모바일 시대에 이어 AI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며 침몰의 길을 걷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살기 위해 혁신 서비스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AI G3(3대 인공지능 강국) 도약을 내세운 만큼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AI 패권 경쟁에서 빅테크에 밀리는 상황에서 정부도 AI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보다는 지원이 절실하다.
플랫폼 기업 수장들은 100배 이상 규모가 큰 빅테크와의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국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과 기업 간 협업과 정부의 정책 마련에 힘써달라고 호소했지만 자국 AI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오픈AI에 대적할 ‘미스트랄’을 발굴한 프랑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부는 시장 지배적 플랫폼에 대해 사후추정 방식으로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역차별은 이미 불가피해 보인다. 그 결과 국내 플랫폼의 경우 혁신 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규제 리스크를 회피한다는 차원에서 보수적인 전략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조세 회피 등으로 인해 이미 자국 플랫폼이 받는 역차별은 나열하기 힘든 수준이다.
규제 리스크에 대응하며 내수시장도 지키기 척박한 국내 플랫폼업계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