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임박한 가운데 서울시와 마포구의 소각장 건설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서울시가 환경영향평가 결과 대기질·악취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을 발표했지만, 마포구는 국제포럼까지 개최하며 소각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포구는 5일 마포구청 12층 중강당에서 ‘폐기물 소각 반대를 위한 국제 포럼’을 진행했다. 세계소각대안연맹(GAIA)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포럼에는 세계 자원순환 운동가이자 세인트로렌스 대학교 명예교수 폴 코넷 교수, 제로웨이스트유럽 야넥 바흐크 오염저감 정책 담당관, 한국환경운동연합 신우용 사무총장, 마포구 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성은경 대표,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GAIA는 전 세계 92개국 1000여개 단체들의 네트워크로, 각국의 제로웨이스트 정책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토론에 앞서 기조연설에 나선 코넷 교수는 “소각은 구시대적 관행”이라며 “1997년 이후 미국에서는 단 하나의 소각장만 건설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각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가장 비싼 방법”이라며 “막대한 자본 투입 대비 창출 일자리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유해 물질 배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폐기물 소각은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며 “네덜란드, 스페인, 슬로바키아, 프랑스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소각장 근처에서 자란 계란 내 다이옥신 수치 대부분은 유럽연합(EU) 규정 기준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소각장을 지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는가가 올바른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코넷 교수는 “21세기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고 순환경제로 가야 한다”며 “매립지와 소각장은 순환경제에 전면 배치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사회는 폐기물 감소, 재사용, 재활용 및 퇴비화하고 산업계는 제품 생산 및 유통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서울은 폐기물 에너지화 소각을 피함으로써 폐기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기존 시나리오 대비 8배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오세훈 시장에게 소각장을 만든 덴마크 아마게르바케 말고 소각장을 없앤 이탈리아 카판노리 또는 필리핀 바기오를 벤치마킹하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향후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주요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폐기물-에너지화(WTE) 정책을 분석해 추가 소각장 건립이 폐기물 처리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입증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