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추모제를 열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재발 방지와 진상규명에 힘쓰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이 있다”라면서 “159명의 이름, 159명의 얼굴, 그날 이태원에서 멈춰버린 159명의 삶과 펼치지 못했던 꿈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다.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족과 피해자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159분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라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선 “특조위가 독립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국회가 무한한 책임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란 증거가 차고 넘친다”라면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지만 매년 마련되던 경비 대책은 엉뚱한 곳에 집중됐다. 참사 이후 정부의 수습 과정도 너무나 무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져야 마땅할 권력은 여전히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2년이 지나도록 참사에 대한 온전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지난 국회 임기 종료 코앞에 두고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어렵게 통과됐지만 특별조사위원 임명은 지체됐고 예산과 인력지원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생명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송기춘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아직도 사실 관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책임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라면서 “유족과 생존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의 말과 태도는 아픔을 더 깊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조위는 충실한 활동을 통해 참사 진상을 밝히고 재발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해 실현하도록 하는 과업을 부여받았다”라면서 “참사 징후를 알고도 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지 등 모든 의문점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가족 120여 명과 여야 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