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ETF닷컴(ETF.com)에 따르면 SPY는 18일 ETF 최초로 총자산 규모 6000억 달러(823조1400억 원)를 돌파했다. 금일 기준 SPY의 총자산 규모는 6008억 6천만 달러(824조3198억 원)다.
SPY는 1993년 1월, 가장 처음 만들어진 ETF로, S&P 500지수를 패시브로 추종한다. 상장 후 지금까지 꾸준히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으며, 최근 1년간 약 517억 달러(71조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시장에 상장된 ETF에 유입된 자금 중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현재 SPY의 입지는 VOO와 IVV 등 라이벌의 약진으로 위협받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S&P500을 추종하는 ETF인 VOO와 IVV는 각각 2009년, 2005년에 상장돼 SPY보다 역사는 짧지만, 총자산 규모는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이다. VOO의 총자산 규모는 약 5400억 달러(741조 원), IVV는 약 5444억 달러(749조 원)다.
SPY의 약세는 높은 수수료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SPY는 0.09%의 수수료를 받는 반면, VOO와 IVV의 수수료는 0.03%로 3분의 1 수준이다. 복리효과를 노리고 적립식 투자를 이어가는 패시브 ETF 특성상, 낮은 수수료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1년간 VOO가 순 유입 3위를 기록하는 동안, VOO(약 890억 달러(123조 원))와 IVV(약 669억 달러(92조 원))는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도 S&P500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다수 존재한다. 이날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순 자산 총액 기준으로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금일 기준 순 자산 총액은 4조8757억 원으로, 5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쟁 양상도 미국과 비슷하다. 순 자산 총액 기준으로 바로 뒤를 이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 TR’은 올 4월 수수료를 0.009%로 인하했고, 최근 6개월간 6424억 원의 순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 ETF에 유입된 순 자금 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었다. KB자산운용도 7월 ‘RISE 미국S&P500’도 수수료를 0.01%로 인하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한편, ‘TIGER 미국S&P500’의 수수료는 0.07%를 유지했다.
아직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입지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KODEX 미국S&P500 TR’의 수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 간 순 유입 1위는 1조2017억 원을 기록한 ‘TIGER 미국S&P500’였다. ‘RISE 미국S&P500’은 수수료 인하 이후 3개월간 750억 원 유입에 그쳤다. 순 자산 규모도 1위인 ‘TIGER 미국S&P500’가 2위에 비해 약 2.5배 많았다.
다만, 패시브 ETF는 낮은 수수료가 장기적으로 이득인 만큼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통상 패시브 ETF로 장기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수수료가 낮을수록 더 많은 자본이 복리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