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
18일 케이뱅크는 30일로 예정된 기업공개(IPO) 상장 계획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IPO를 선언,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다.
10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케이뱅크의 기존 공모가 희망 범위는 9500~1만2000원이었지만 다수 기관들이 밴드의 하단 가격을 냈고, 일부는 하단보다 더 아래의 가격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투자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케이뱅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확인했다”면서 “다만,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 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조 원에 달하는 케이뱅크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피어그룹에 뱅코 (3.11배), SBI스미신넷뱅크(2.96배) 등을 포함시켜 2.56배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를 적용했다. 먼저 상장한 국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PBR(1.62배)보다 높다.
케이뱅크는 기관투자자의 의견 등을 토대로 가격과 물량을 조정해 조만간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증시 악화로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