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성공 사례로 한국 거론
“분단 후 남북 경제 격차 10배 이상 벌어져”
내달 미국 대선 앞두고 트럼프 불복 우려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하나같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걱정하는 동시에 전 세계 번영의 길은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와 포용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내달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한국의 경제발전에 관해선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뒷받침하는 성공 사례로 지목하며 극찬했다.
로빈슨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도 “한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경제적 성공담을 이룬 나라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한국의 발전이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며 “한국의 민주화 과정은 매우 어려웠지만, 민주화 이후 성장 속도를 더 높였고 성장 방식도 더 건강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사이먼 존슨 MIT 교수는 “한국은 1960년대 초 매우 가난하고 권위주의적이었다”며 “경제성장과 민주화 노력에 있어 많은 투쟁이 있었고 쉬운 길은 아니었지만 (그때와 비교해) 훨씬 나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과거 배우자가 한국계이고 장인, 장모는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친분을 소개한 적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이날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국가 간 번영 차이를 연구하고 분석한 세 명의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법치주의가 부족하고 국민을 착취하는 정권과 사회에선 경제 성장이 더디지만, 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반대의 경우 빠르게 성장했다는 것을 분석해 사회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수상자들은 언론들에 수상 소감을 전할 때마다 민주주의 대표 성공 사례로서 한국을 거론했다.
로빈슨 교수는“지난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던 대통령 후보가 있었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시민의 민주적 통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이 나라의 포용적 기관에 대한 공격이 있었다”며 “(11월 대선이) 물론 걱정된다. 나는 우려하는 시민”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교수 역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미국 내 기관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며 “산업화한 세계에서 가장 큰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월 5일 대선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자국에서 선거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특히 미국이 그렇고 그리스, 영국, 프랑스도 마찬가지”라며 “이들이 더 나은 통치 체제로서 지위를 되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