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6일)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한 것을 두고 7일 친윤(친윤석열)계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전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도 단체 오찬을 했다. 당내 세력 구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 가운데, 한 대표는 “오히려 회동이 늦었던 것”이라며 반박했다.
5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대표의 만찬 회동 기사를 첨부하며 “대동단결을 해도 부족한 지금, 이런 계파모임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5선 중진 권성동 의원도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나와 “당대표가 되는 데 도움을 준 의원들을 불러서 식사하는 건 왕왕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광고하면서 식사 모임을 가진 건 본 적은 없다”며 “친한계 의원끼리 만찬을 했다는 보도 등은 자칫 당에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에 “전체 의원을 포용하고 전체 당원을 포용하는 그런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는 이날 100여 명의 전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여의도 모처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전날(6일) 종로구 한 식당에서 친한계 의원들과 만찬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당내·외 인사들과 만난 것이다. 한 대표는 친한계 의원들에게 “물러나지 않겠다.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구당 부활’을 요청했다고 한다.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은 “지구당 또는 지역당이 안 돼서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이게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계속했다”며 “한 대표도 ‘그것은 바꿔야 한다’는 것을 계속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도 공감대를 이뤄 ‘지구당 부활’은 실행할 것이라 했다 한다.
다만 이번 회동이 당내 세력 구축의 일환이냐는 데에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회장은 “전혀 아니다. 이 모임은 8월부터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라며 “대표가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한 대표 원외 당협위원장 연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는 휴일에 저녁을 한 번 먹은 것이고, 오늘 (점심)은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며 “오히려 원외 당협위원장을 모시고 토론하는 게 늦으면 늦은 것이지, 이른 게 아니다. 더 빨리 말씀들을 나눠 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