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량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7월과 8월 서울 아파트값 급등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신축 선호 현상까지 겹치면서 분양권 거래가 급증한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전문가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가 빠르게 식고, 대출 규제 영향이 지속하자 분양권 수요가 꺾인 것으로 분석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통계 분석 결과 9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58건으로 집계됐다. 신고 기한(계약 이후 30일)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 거래량이 추가 집계되더라도 120건 안팎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이는 7월과 8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 153건과 157건과 비교하면 30건 이상 모자란 수준이다. 앞서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5월 79건을 기록한 8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 내 아파트 분양권 손바뀜이 주춤하면서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의 척도 격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선 지난달 분양권 거래 때 신고가 경신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11일 23억7635만 원(24층)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7월 거래된 24억5177만 원으로 지난달 거래가격은 직전 신고가보다 7542만 원 낮은 금액이다. 또 같은 단지 대형 평형인 전용 134㎡형 역시 9월 26일 28억5402만 원에 팔려 직전 신고가 31억6499만 원보다 저렴한 금액에 손바뀜됐다. 이 밖에 마포구 ‘공덕자이’ 전용 84㎡형 역시 지난달 13일 직전 신고가 18억5000만 원보다 1000만 원 낮은 18억4000만 원에 팔리는 등 추가 상승세는 포착되지 않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꺾이면서 서울 내 분양권 매수세도 덩달아 주춤한 것”이라며 “서울에선 분양권을 사들일 때 프리미엄(웃돈)을 주고 매매하는데 최근처럼 상승세가 주춤하면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을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매수심리도 빠른 속도로 식고 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9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2%포인트(p) 하락한 0.10%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이어 3주 연속 상승 폭이 꺾였다. 8월 둘째 주 최고 0.32%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은 3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
또 서울 내 매매심리도 큰 폭으로 꺾였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 ‘월간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해 12월 75.89에서 7월 127.24까지 오른 뒤 8월 124.14 수준을 유지했지만, 9월에는 109.8로 뚝 떨어졌다. 이는 올해 5월(102.09) 수준으로 후퇴한 것이다.
향후 분양권 시장 전망에 대해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서울 전역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다”며 “신축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분양권 가격은 고점에 도달했고, 매맷값 상승세도 둔화해 분양권을 찾는 수요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시장은 급상승 대신 가격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