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배민)이 배달 중개이용료를 인상 후 자영업자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가게 문을 다 닫을 판”이라며 배민의 일방적인 중개이용료 인상을 불공정행위라고 규정,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배달의민족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민의 상생방안 및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한 뒤 쿠팡이츠와 요기요에 대해서는 자료 수집 후 대응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협회가 배달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 가운데 배민만을 공정위에 신고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배민이 부동의 1위 사업자이고 가격 남용 행위를 비롯해 다양한 불공정행위를 광범위하게 행했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박 사무총장은 “최근 쿠팡이 공정위로부터 자체 브랜드(PB) 우대 등 불공정거래 혐의로 1600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다”며 “배민 매출 규모를 따져볼 때 이번 신고 사항이 인정된다면 최대 40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3조4000억 원이다.
이 자리에서 고정표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배민의 두 차례에 걸친 이용료 인상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남용이라는 불공정행위라고 짚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변경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고 변호사는 “배민은 배달앱 시장 부동의 1위 사업자이고,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며 “수급의 변동이나 공급에 필요한 비용의 변동이 없음에도 2022년 3월과 2024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정당한 이유 없이 배달앱 이용료를 대폭 인상했다”고 했다.
배민은 2022년 3월 배민1(배민 자체배달) 이용료를 주문건당 1000원(정액제)에서 주문금액의 6.8%(정률제)로 변경했다. 2024년 8월에는 배민배달(전 배민1) 이용료를 6.8%에서 9.8%로 인상했다. 고 변호사는 “배민의 이용료 대폭 인상은 가격 인상을 선도할 수 있는 독과점적 지위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의 자사 우대 행위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협회는 배민이 △앱 화면 크기나 아이콘 배치 차별 △가게배달과 배민배달 검색 시 화면 노출 차별 △가게배달 검색 시 배민배달 광고 노출 등의 방법으로 자사 우대 행위를 이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변호사는 “배민은 이용료 인상 이후 배민배달(배민1) 주문 유도를 위해 각종 프로모션 진행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자영업자들이 배민배달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은 배달앱의 적정 이용료에 대해 “2년 전 정액제에 해당하는 건 당 1000원 정도, 정률제의 경우 5%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어 “5%라는 정률제 이용료는 주문금액 2만 원 기준 1000원 정도로 상생 가능한 숫자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