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리내의 장편소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원제 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24일 윌리엄 사로얀 재단 등에 따르면 올해의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 소설 부문에 이미리내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인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에 대해 "인물들이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복잡해 그들의 미스터리를 급히 파헤치고 싶은 욕구가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지만 서정적이면서 기억을 환기하는 문장들은 한쪽 한쪽 천천히 작품을 음미하고 싶게 한다"며 "강하고도 약한 인간 본성에 관한 아름답고도 복합적인 스토리"라고 평했다.
한 요양원에서 흙을 먹는 치매 환자 '묵 할머니'는 요양사에게 자신의 부고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요약하는 '여덟 단어'를 들려준다. 노예, 탈출 전문가,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 요양사가 왜 여덟 개가 아닌 일곱 개뿐이냐고 물으니 묵 할머니는 비어 있는 숫자를 채우기 위한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처럼 이 책은 여자 주인공이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과 한국전쟁, 분단된 한반도의 시공간을 종횡무진 오가며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미리내 작가가 수상한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은 2년에 한 차례씩 소설과 논픽션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신진 작가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미국의 동시대 문학을 이끄는 저명한 소설가들 다수가 데뷔 초 이 상을 받았다.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 지난해 퓰리처상 수상자인 에르난 디아스의 '먼 곳에서' 등이 대표 수상작이다.
이미리내 작가의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영어로 집필해 대형출판그룹 하퍼콜린스를 통해 지난해 영국과 미국에서 먼저 발표됐다. 이후 한국어판은 지난달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