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3기 독자편집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투데이 사옥에서 올해 3차 회의를 열고 비평과 조언을 전달했다.
이날 회의에는 △추문갑 위원장(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전하진 부위원장(SDX재단 이사장) △박홍기 위원(성균관대 사회과학대학 특임교수) △이규홍 위원(전 사학연금자금단장) △원종원 위원(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및 공연영상학과 교수)등이 참석했다. 김덕헌 이투데이 대표, 박성호 편집국장 등도 자리해 의견을 청취했다.
박홍기 위원은 보다 심층적인 취재와 해설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자들이 특정 사안의 원인과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충실히 설명해주는 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위원은 “연구개발(R&D)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정부의 발표를 보도하면서 전후 사정을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라며 “올해 R&D 예산 삭감이 가장 뜨거운 이슈였는데, 삭감했던 예산이 다시 회복되는 것인지, 왜 갑자기 지원을 늘리는 것인지 해설해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현상의 원인을 단지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저출생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신혼부부 대상 주택 지원, 세제 혜택, 현금 복지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정책의 효과가 있는지 세세하게 분석해주는 깊이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파리올림픽 보도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올림픽 소식을 기업과 경제의 관점에서 풀어낸 기사가 많았다”라면서도 “스포츠면이 없어서 올림픽 관련 소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리올림픽 관련 기사를 위한 컷을 별도로 마련해 정리했다면 독자들이 더욱 쉽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종원 위원은 문화 영역에 대한 보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경제지로서 강점을 살려 문화의 산업적, 경제적 파급력을 분석하고 전망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원 위원은 “경제지에서 문화 분야의 이슈를 주류 기사로 게재하기 어렵겠지만, 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라며 “해외에서 한국의 영화, 드라마, 식품, 화장품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가 글로벌화되고 산업적으로도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원 위원은 “경제지는 문화계 소식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뒤처지고 말 것”이라며 “문화적 현상에 대한 경제지로서의 심도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면 이투데이만의 특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하진 위원은 최근 글로벌 화두인 환경 분야에 방점을 찍는 캠페인을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탄소중립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점차 상승하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선점하는 매체가 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 위원은 “젊은 사업가 중에서는 엄격한 환경 정책을 시행 중인 해외에 K팝콘서트가 수출될 수 있도록 친환경 탄소중립 솔루션을 컨설팅하는 사업 모델을 시도하는 이들이 있다”라며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문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두 분야를 접목해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캠페인을 시도하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 위원은 이투데이 애플리케이션의 편의성을 높이 평가했다. 전 위원은 “UX를 간결하고 친절하게 구성해 온라인 및 지면 기사를 찾아보기 수월하다”라며 “PC로 기사를 읽을 때보다 집중도가 높고, 사용자 등록 절차도 쉬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홍 위원은 특정 아젠다에 능통한 기자를 육성할 것을 권했다. 한 이슈를 지속해서 담당한 기자만이 작성할 수 있는 심층적인 기사가 매체의 특장점으로 돋보인다는 의견이다.
이 위원은 “최근 화두인 연금개혁과 관련된 기사가 상당히 많고, 논리도 명확하다”라며 “이기일 보건복지부 차관의 연금개혁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독자들에게 복잡한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제시했고, 사설을 통해서도 연금개혁 문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 해당 이슈를 지속해서 충실히 다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위원은 “온라인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 지면에 충분히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라며 “또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국가부채, 공기업부채, 연금부채 등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연금 관련 기사를 지속해서 한 명의 기자가 담당하니, 연속성과 전문성이 축적돼 내용이 더욱 알찬 것 같다”라며 “독자들이 관심을 두는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등 메가트랜드 각각을 전담하는 기자들을 설정해두면 여러 기사 가운데 이투데이의 기사가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문갑 위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다룬 심층 보도가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평했다. 그는 “중소기업 수출길을 가로막는 해외인정 문제,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률비용 회계사비용, 이들 문제를 해소할 대안까지 제시했다”라며 “경제지를 비롯해 주요 언론사 중 중소기업의 이런 고충을 자세히 보도한 언론사는 이투데이가 처음”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추 위원장은 사진과 인포그래픽 선정이 적절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올해 광복절 행사 둘로 쪼개져 많은 보도가 이어졌는데, 언론사 대부분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중장년층만 보이는 사진을 사용했다”라며 “이투데이는 어린이와 노인이 등장해 대비감을 주는 사진을 사용해 차별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티메프 사태를 다룬 기사를 1면에 배치하면서 사건의 흐름도를 첨부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고 했다.
한편 위원들은 본지가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정착 문제에 주목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박 위원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에 외국인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을 들여다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라며 “외국인들에게 취업 문제, 언어장벽, 학업 및 진로 고민을 직접 듣고, 이를 해소할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아젠다를 주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