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름깨나 들어본 유럽의 도시라면 관광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 중에서도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이어지는 연안 국가들은 천혜의 자연 덕에 ‘관광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과한 표현은 아니다.
포르투갈은 세계대전에서 안전했던 만큼 옛 건축물들이 잘 보존돼 도시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아닌 곳이 없다. 이곳 코임브라만 해도 코임브라대학교를 정점으로 한 구도심 전체가 문화유산 보호지구다. 주요 건물의 안내문을 보면 건축된 지 수백 년은 기본이다. 그래서인지 ‘중세의 감성’을 느끼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해 26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포르투갈을 찾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9.2%, 2019년(팬데믹 이전)보다는 7.7% 증가한 수치라고 국립통계연구소(INE)가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관광업은 직간접적으로 338억 유로의 수익을 창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12.7%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경제성장률 2.3%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1%포인트를 책임졌다. 이런 여세를 몰아 포르투갈 정부는 2033년엔 관광이 GDP의 20%를 차지해 560억 유로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12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상위 10개국이 외국인 관광객의 74%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3개국(미국, 브라질, 캐나다)만이 비유럽권이라는 점에 주목해 더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비유럽권 시장 공략이 필수라며 한국, 호주, 멕시코를 신규 타깃으로 꼽았다.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르투갈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16만6000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9% 줄었지만 지출은 8%가량 증가한 6870만 유로를 기록했다. 숙박일수로 보면 전년 대비 130% 증가해 스페인 여행의 곁가지로 당일치기 코스였던 포르투갈 투어가 체류형 관광으로 진화한 모양새다.
이와 함께 한국인 관광객 유치의 호재로 대한항공이 다음달 11일부터 인천~리스본 직항노선을 주 3회 신규 취항한다는 점이다. 10월 25일까지 정기성 전세기를 띄우는 것이지만 향후 수요에 따라 정규노선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번 직항노선 취항을 계기로 한국과 포르투갈의 인적 교류가 더 활발해져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정서적으로 문화적으로 더 가까워지길 교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