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침체ㆍ소비 부진에 경쟁 치열”
“2016년 합작 당시 온ㆍ오프라인 시너지 야망 실패”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중국 2위 전자상거래기업 JD닷컴의 주식을 매각해 최대 37억4000만 달러(약 5조 원) 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에 JD닷컴 주식이 10% 안팎으로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월마트가 JD닷컴 1억4450만 주를 24.85~25.85달러에서 매각해 최대 37억4000만 달러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종가가 28.19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11.8% 낮은 가격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주관사는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JD닷컴은 지난 8년 동안 우리에게 소중한 파트너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번 매각으로 월마트 차이나와 샘스클럽의 중국 사업에 집중하고 다른 우선순위에 자본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으로 JD닷컴 주가는 미국 증시의 시간외거래에서 9.5% 급락했다. 홍콩증시에서는 21일 개장과 동시에 11% 폭락했다. 2021년 초 최고치와 비교해서는 현재 약 70% 하락한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전자상거래시장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소비자들의 고용, 소득에 대한 우려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JD닷컴을 포함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핀둬둬홀딩스들이 출혈경쟁 경쟁을 벌이면서 매출과 마진에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월마트가 JD닷컴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2016년 시작된 두 회사의 파트너십이 끝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 월마트와 JD닷컴의 결별은 월마트가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경험을 원활하게 통합하려는 당초 목표가 실현되지 않았을 의미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업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업체가 파트너십을 해체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는 올해 초 알리바바가 인타임백화점 부문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에 있는 DCCI 데이터센터의 인터넷산업 분석가인 류싱량은 월마트의 이번 주식 매각에 대해 “중국 시장, 특히 샘스클럽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월마트가 JD닷컴의 성장 전망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사업 레이아웃을 최적화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샘스클럼과 디지털 서비스의 호조세에 힘입어 중국 사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46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JD닷컴은 2016년 월마트가 투자한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하오뎬’의 주요 자산을 인수하며 자사 지분 5%를 월마트에 넘겼다. 이후 그해 말 월마트는 JD닷컴의 지분을 10.8%까지 늘려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JD닷컴은 2023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월마트가 3월 31일 기준으로 보통주 9.4%인 약 2억89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