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군, 필요한 정보 받아 군사작전 성공” 언급해 논란
우크라 전쟁, 아프리카로 확전 우려
서아프리카 말리가 우크라이나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반군을 지원했다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압둘라예 마이가 말리 군정 대변인은 전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외교관계를 즉각적으로 단절하기로 했다”면서 “우리 군인들의 사망을 초래한 무장 테러 단체의 야만적인 공격에 우크라이나가 관여했음을 인정한 데 따른 조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알제리 접경 말리 북부 틴자우아텐 지역에서는 투아레그족 반군과 정부군, 러시아 용병조직 바그너 그룹 사이에 교전이 벌어지면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교전 중 작전상 후퇴해 지원군을 기다리고는 와중에 반군의 매복 공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말리 군정 측은 정확한 사상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바그너 용병 사망자 수만 최대 80명으로 추산된다고 BBC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투아레그족 반군은 바그너 용병 최소 84명과 말리 정부군 47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 대변인인 안드리 유소프는 지난달 29일 “말리(투아레그족) 반군이 필요한 정보를 받아 ‘러시아 전쟁범죄자들’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현지 일간지 키이우 포스트는 말리 반군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서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 서방언론에서는 해당 교전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프리카로 확전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마이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행동은 말리의 주권을 침해한 용납할 수 없는 외국의 간섭이자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지원”이라며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단교 조치에 대해 “근시안적이고 성급하다”면서 “말리가 사실관계와 상황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았고 언급한 사건에 우크라이나가 관여했다는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말리에서는 2012년부터 이슬람 급진세력과 연계된 투아레그족 반군 등 무장단체와 분리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8월과 2021년 5월 두 차례의 쿠데타를 거쳐 아시미 고이타 대령을 수반으로 하는 군사정부가 권력을 장악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말리 군정은 바그너 그룹와 손을 잡으며 2022년 8월 프랑스군을 철수시키고 유엔평화유지군까지 작년 말 활동을 종료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