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도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0.58달러(0.79%) 내린 배럴당 72.94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 가격은 전장대비 0.51달러(0.66%) 밀린 배럴당 76.3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6개월,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경기 악화 우려에 더해 전 세계 주식시장 하락이 원유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미국 고용통계에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등 경기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날에는 일본증시를 중심으로 아시아증시가 크게 폭락했고, 유럽증시도 이날 2%대 하락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유에도 매도세가 파급됐다. ING 분석가들은 “고용지표가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은 유가의 하락 폭을 제한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해 “적을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중동 정세가 긴박해지면서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유가를 뒷받침했다.
국제금값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 중심인 12월물 금은 전장보다 25.4달러(1.0%) 내린 온스당 2444.4달러에 폐장했다. 다양한 자산이 매도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금 선물에도 고점 조정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