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의 독주와 손흥민의 골든 부츠 [당신이 몰랐던 PL ⑧]

입력 2024-08-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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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연합뉴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1992년 출범했다. 프리미어리그는 32년간 잉글랜드 최상위 축구 리그로 군림하며 국제대회에서 수많은 족적을 남겼다. 출범 당시 주로 영국인과 아일랜드인으로 구성됐던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약 70여 국적의 선수들이 뛰는 범세계적인 리그로 발돋움했다. 이제부터 치열했던 프리미어리그 역사 한 켠에 득점왕으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린 선수들을 소개한다. 또한 그해 리그 우승팀과 눈여겨볼 만한 이야깃거리를 짚어본다.

2020년대에는 프리미어리그 공격진에 지각변동이 일었다. 먼저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은 득점왕 3회와 더불어 도움왕까지 동시에 석권하며 최고의 개인 기량을 뽐냈지만, 리그 우승에는 실패했다. 모하메드 살라는 세 번째 득점왕에 올랐고, 친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돌아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복귀 시즌 득점 2위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독일에서 넘어온 괴물을 막을 수 없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엘링 홀란이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 36골을 퍼부으며 종전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홀란은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2연속 득점왕에 올랐고, 손흥민은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펩 과르디올라가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는 알렉스 퍼거슨도 해내지 못한 프리미어리그 4연패에 성공했다. 리버풀 FC는 맨시티와 승점 1점 차 접전을 벌였지만 끝내 준우승에 머물렀고, 아르센 벵거 감독 은퇴 이후 갈피를 못 잡던 아스널 FC는 우승권 팀으로 도약했다. 위르겐 클롭이 떠난 리버풀은 새 감독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1위 수복에 도전한다.

한 편의 우승 동화를 썼던 레스터 시티는 2부 리그인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가 승격에 성공했고, 입스위치 타운은 백투백 승격하며 22년 만에 1부 리그 출석을 신고했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는 41년만 챔피언스 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첼시 FC와 맨유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침체에 빠졌다.

2020-2021 ‘유럽의 왕’ 등극한 첼시와 새 역사의 시작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케인이 23골을 터뜨리며 또다시 득점왕에 올랐다. 무려 세 번째 골든 부츠 수상이다. 이로써 케인은 자국 레전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또한 14도움을 기록,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했다.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한 경우는 흔치 않은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케인이 세 번째다. 앞서 1993-1994시즌과 1998-1999시즌에 각각 앤디 콜과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가 득점왕과 도움왕을 함께 차지한 바 있다.

맨시티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시즌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역 라이벌팀 맨유 레전드 공격수 웨인 루니의 득점 기록을 추월한 것이다. 아구에로는 2020-2021시즌 12경기에 출전, 4골을 밀어 넣으며 맨시티에서만 184골을 기록했다. 이는 루니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골보다 1골 많다.

20220-2021시즌을 앞두고 주요 클럽들의 코치진 변화가 두드러졌다. 첼시는 프랭크 램파드를 전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 토마스 투헬로 교체했고,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크리스 와일더 감독에서 폴 해킹바텀 감독으로 대체됐다.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 FC는 슬라벤 빌리치 감독을 경질, 샘 앨러다이스를 데려왔다. 토트넘은 주제 모리뉴를 경질했고, 그 빈자리를 전 토트넘 출신 미드필더 라이언 메이슨으로 메꿨다. 이로써 메이슨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연소(29세) 감독이 됐다.

▲해리 케인.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해리 케인.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빅클럽들의 다실점 경기가 나오기도 했다. 맨시티는 3라운드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5실점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고, 맨유는 토트넘에 6골을 헌납하며 1-6으로 대패했다. 같은 날 리버풀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2골을 넣었지만, 5점 차로 패하며 한 경기에서 7골을 내준 디펜딩 챔피언이 됐다. 특히 올리 왓킨스가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 리그에서 14골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후벵 디아스가 합류한 맨시티가 시즌 초반 9위까지 내려앉는 부침을 이겨내고 다시 한번 우승 타이틀을 획득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활약한 맨유는 승점 12점 뒤진 2위에 오르며 준우승했다. 리버풀은 22년 만에 홈에서 머지사이드 더비를 패배로 장식하는 등 시즌을 3위로 마치며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반면 무리뉴가 경질된 토트넘은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아스널은 8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25년 만에 유럽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를 만나 0-1로 패하며 '트레블'에는 실패했다. 반면 맨시티를 꺾고 '빅 이어'를 들어 올린 첼시는 2011-2012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유럽 정상에 오른다.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오른 맨유는 비야레알을 상대로 열심히 싸웠지만, 준우승에 머무르며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1-2022 손흥민의 골든 부츠와 짜릿한 1점 차 1위 승부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출처=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캡처)

모하메드 살라가 다시 한번 최다 골을 넣으며 통산 세 번째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살라는 13도움을 올리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맨유로 복귀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8골로 2위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 득점왕 케인은 17골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든 글러브도 공동 수상자가 나왔는데, 20 클린 시트를 올린 리버풀의 골키퍼 알리송 베커와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이 그 주인공이다.

살라 외에 득점왕에 오른 선수가 더 있다.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살라와 함께 공동 23골로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손흥민은 첫 아시아 출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그야말로 입지전적 업적을 세웠다. 막판까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이 이어진 가운데, 손흥민은 38라운드 노리치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23골 7도움)이자 공동 득점왕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맨시티와 리버풀이 2018-2019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승점 1점 차 접전을 벌였다. 두 팀은 승점 93점과 92점이라는 역대급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맨시티가 시즌을 웃으며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개막전 토트넘에 0-1로 패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단 2패만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맨시티는 2연속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손흥민. (출처=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X 캡처)
▲손흥민. (출처=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X 캡처)

맨시티는 마지막 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칠 뻔했다. 전반전 골 결정력 부재로 37분과 후반 24분 실점하며 0-2로 끌려간 것. 만약 맨시티가 이 경기에 비기거나 패한다면, 최종 라운드에서 순위가 뒤집혀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일카이 귄도안이 2골을 터뜨리는 등 5분 사이에 3골을 퍼부으며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시즌 중반 리버풀을 승점 14점 차로 따돌리며 순조로운 2연패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1월 이후 리버풀이 역대급 추격전을 펼쳤다. 리버풀은 1월 16일 브렌트포트전 3-0 승리 이후 10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맨시티와 맞대결을 앞두고 승점 1점 차로 좁힌다. 하지만 리버풀은 승부를 내지 못했고, 양 팀 모두 잔여 경기를 5승 1무로 마무리하면서 우승 경쟁 레이스를 끝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EFL컵을 차지한 리버풀은 UEFA 챔피언스리그도 준우승에 그치며 '쿼드러플' 달성을 아쉽게 실패했다.

첼시는 클럽 월드컵과 슈퍼 컵에서 우승,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토트넘은 지역 라이벌 아스널을 승점 2점 차로 누르고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막차를 탔다. 5위로 올라선 아스널은 유럽 대항전 무대에 복귀했고, 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콘퍼런스 리그에 진출했다. 번리 FC, 왓퍼드, 노리치 시티가 강등된 가운데, 리즈 유나이티드가 승점 3점 차로 턱걸이 잔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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