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남성 10명 중 3명은 50세까지 혼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7일 통계청 ‘2023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지난해 생애미혼율을 추산한 결과 이 같은 값이 나왔다. 생애미혼율은 50세까지 결혼한 적 없는 사람의 비율로, 일반적으로 45~49세 미혼율과 50~54세 미혼율의 산출 평균으로 계산한다.
지난해 성별 생애미혼율은 남성 17.1%, 여성 7.5%였다.
특히 남성은 교육수준, 소득수준에 따라 생애미혼율이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교육수준별 생애미혼율은 고졸이 21.7%에 달했으나, 전문대졸은 17.5%, 대졸은 12.6%, 석사는 6.5%로 떨어졌다. 중졸 이하와 박사는 표본 과소로 오차가 커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제활동상태별로 미취업자(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 합계)의 생애미혼율은 46.1%로 취업자(14.7%)의 3배에 달했다. 취업자도 소득수준에 따라 생애미혼율 차이가 컸다. 월평균 소득 500만 원 이상은 5.1%,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은 14.1%에 머물렀지만, 300만 원 미만은 32.0%에 달했다. 미취업 남성 2명 중 1명, 저소득 남성 10명 중 3명은 50세까지 혼인을 경험하지 않았단 의미다. 미취업 남성은 분석 대상 전체 남성의 9.7%, 월평균 소득 300만 원 미만 취업자는 분석 대상 전체 남성 취업자의 21.0% 수준이다.
여성은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아질수록 생애미혼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 차이는 남성에 비해 작았다. 교육수준별로 고졸은 5.9%, 전문대졸은 8.7%, 대졸은 8.7%에 머물렀다. 석사는 12.9%로 고졸의 두 배를 웃돌았으나, 남성 평균(17.1%)보다는 4.2%포인트(P) 낮았다.
경제활동상태별로는 취업자의 생애미혼율(8.2%)이 미취업자(6.9%)보다 1.3%P 높았으나, 여성은 혼인·출산 후 경제활동상태가 변동하는 경우가 많아 비교가 무의미하다. 취업자에 한해 분석하면 월평균 소득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11.2%)과 500만 원 이상(10.2%)인 여성의 생애미혼율이 300만 원 미만(6.7%)보다 높았으나, 남성에 비하면 소득수준별 차이가 미미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월보다 24.6% 늘며 2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혼인 건수는 실제 혼인일이 아닌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돼 실제 혼인 추이와는 차이가 있다. 올해 4월 신고일(주민센터 영업일)이 전년 동월보다 늘어난 것도 혼인 건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