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역대 최장기 동결 기간이다. 소수의견은 없었으나 3개월 후 시계를 전망하는 포워드가이던스(총재 제외 6명 기준)에서는 금통위원 2명이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1명만 해당 의견을 밝혔던 것에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3.5%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7월 금통위는 시장 기대를 조절하고자 하는 한은의 노력이 빛난 이벤트였다”면서 “금리 인하 주장 소수의견이 나오고 8월 실제 인하까지 기대했던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은은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며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단계임을 시사했지만 또 다른 책무인 금융안정을 통해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차단했다”며 “8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 후 10월 실제 25bp(1bp=0.01%p) 인하 의견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며 기존 전망(10월 1회 인하, 연말 기준금리 3.25%) 및 시나리오(8월 인하 소수의견 등장 → 10월 인하) 모두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진행된 회의였다. 7월 금통위는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의 상충이 부각된 회의였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8월 금통위로 전망했으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기에 4분기에 금리 인하될 것으로 수정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도 가계부채가 금리 결정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실시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얼마나 잡힐 수 있을지가 10월 금리 인하 실시의 주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또한 한은 추정 2분기 성장률이 다소 부진한 정도를 이야기했으나, 전분기대비 마이너스가 나오면 통화완화의 압박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달 25일 발표될 GDP 결과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도 “대출 수요가 몰릴 8월에 실제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선택이며, ‘금융안정’ 목표를 위해 8월보다 10월 인하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미국의 9월 인하를 확인하고 한국도 인하에 돌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선택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금통위에서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됐지만, 비둘기파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한 것은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첫 인하 시기를 기존 올해 8·11월 두 차례에서 10월 한 차례로 수정했다. 그는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실질금리를 장기간 높게 유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 사이클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