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생활습관 바꾸면, 유전적 비만·질환 위험 낮춘다

입력 2024-07-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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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연구팀·美 하버드의대 연구팀, 국제협력 연구결과
연구팀 “유전적 위험 높을수록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 중요”

하루 2시간 이상 앉아서 혹은 누워서 TV를 보는 행동이나 업무 시간 외 컴퓨터 사용을 멈추는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비만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개인의 유전적 소인과 생활습관이 비만 및 관련 질환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한 대규모 연구로, 비만 위험을 올리는 유전변이가 있어도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 원홍희 교수(교신저자),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김민서·심인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 연구팀은 하버드의과대학 애밋 케라(Amit V. Khera) 교수팀과 함께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3만8000여 명의 유전체 및 생활습관 정보를 분석해 이러한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사질환 분야 권위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와 관련된 유전 변이를 종합해 비만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계산했다. 또 신체활동, 식이, 좌식생활, 음주, 수면 등 5가지 생활습관 요인을 점수화해 건강한 생활습관 점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비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유전적 위험도가 낮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비만 위험도가 3.5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전적 위험도가 높더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비만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고위험군이라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경우 비만 위험이 2.16배로 떨어졌다. 특히 중등도 위험을 가진 사람이 나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2.63배)와 비교해서도 낮았다.

▲비만 관련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 수록 생활습관에 따라 비만 위험 차이도 커졌다. (자료제공=삼성서울병원)
▲비만 관련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 수록 생활습관에 따라 비만 위험 차이도 커졌다. (자료제공=삼성서울병원)

생활습관 개선에 따른 비만 예방 효과는 유전적 위험도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유전적 위험도를 나타내는 점수를 기준으로 75세까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했을 때 하위 5%에서는 8.5% 차이를 보였으나, 상위 5%에서는 22%까지 벌어졌다.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TV 시청 및 컴퓨터 사용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경우 비만의 위험 증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낮은 신체활동과 부적절한 식단이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만 환자들이 생활습관의 모든 측면을 동시에 개선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좌식 행동 감소와 같은 특정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서·심인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적 소인과 생활습관이 독립적으로, 또 상호작용을 통해 비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일수록 건강한 생활습관의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연구팀은 건강한 생활습관이 심혈관계 질환 등 비만 관련 15개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유전적 비만 위험이 높은 사람들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면 관련 질환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원홍희 교수는 “개인의 유전적 비만 위험도를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비만 및 관련 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예방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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