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국 울산 HD 대표가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데 대해 "멋지게 보내주자"고 했지만, 팬들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냐"며 오히려 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9일 울산 HD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울산 HD 팬 여러분, 홍명보 감독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입장문에서 김 대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다"며 "홍명보 감독이 떠난다. 많은 팬들이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은 국대로 간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것이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 구단만의 자부신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사랑하던 사람과의 헤어짐에는 일방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둘의 맹세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거다.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줘야 한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멋지게 보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 같은 입장문에도 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팬들은 "국대 감독으로 간다고 팬들이 화난 게 아니다. 불과 발표 하루 전까지 팬들에게 거짓말했다. 정정당당하게 이런 사정이 있어서 가게 됐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팀에게 선수들에게 피해 안 가게끔 하겠다 정도의 언질만 있었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구단이 뭐라고 팬들 감정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멋지게 보내줘라 마라 하는 건가, 가만히 있었으면 절반이라도 갈텐데 불난 집에 기름 붓나", "구단과 선수들과 팬들은 무슨 잘못인가. 홍명보 감독 본인이 만든 프로세스를 스스로 깼다. 이게 축구 팬들을 무시하는 행동 아닌가. 이제 와서 감독 능력을 의심하진 않는다. 길었던 시간을 꺠고 웃게 만들어준 감독,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울산HD와 광주FC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경기에 울산 감독으로 나선다. 축협이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공식 발표한 이후 치러지는 첫 공식 석상인 만큼 이날 경기 전후로 홍 감독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