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공단도 주거래은행 입찰 진행…11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7조 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군인공제회가 새로운 주거래은행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공무원연금공단도 금고 입찰 진행에 나선 상황이어서 기관 영업을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이달 16일 은행들을 대상으로 주거래은행 선정 사업과 관련한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이날 참가 은행에 한해 입찰 참가 자격이 부여될 예정이다.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최대 5년간 공제회의 자금 수입 및 지출 관리 업무 등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군인공제회는 1984년 군인들의 노후생활 및 복지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5538억 원이며, 공제회 회원 수는 17만5393명에 이른다.
현재 군인공제회의 주거래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0년 1기를 시작으로 2015년 2기, 2020년 3기까지 3회 연속 사업자로 선정됐다. 신한은행은 약 15년간 주거래은행 사업을 수행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시 한번 주거래은행 역할 수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뿐 아니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도 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실무 부서에서 입찰 참여를 전제로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면서 “사업 자체의 수익성보다는 사업권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계 사업을 통해서 부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군인공제회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공단과 경기도 등도 주거래은행 선정과 금고 입찰을 진행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달 주거래은행 선정을 위한 제안서 설명회를 마쳤으며, 입찰신청서 접수도 마감한 상황이다. 현재 제안서 평가 중으로, 이달 11일 주거래은행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2조 원의 예산을 굴리는 국내 4대 연기금 중 한 곳이다. 소속 공무원만 약 120만 명에 달하며 연금 수급자도 52만 명이나 된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은 국민은행으로, 무려 30여 년간 담당했다. 직전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선정 때 다수 은행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상 국민은행만 입찰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공단 측이 예금 이자로 ‘기준금리(당시 1.5%)+α‘를 요구하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도 크게 떨어진 탓이었다. 또 공단에서 요구한 협력비 역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이 주거래은행 선정 명목으로 은행에 과도한 협력비를 요구하는 관행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단도 이번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협력비 항목을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와 금리 상황도 달라졌다.
이에 시중은행 대부분이 이번 제안서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은행 관계자는 “기관 영업에 나설 때는 사업의 확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만 최근 경영여건을 고려해 수익성까지 감안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자체 예산을 운용하는 경기도도 올해 12월 도금고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예산규모 약 36조 1000억 원으로, NH농협은행(1금고)과 국민은행(2금고)이 맡아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