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퇴진론’ 확산에 대응 나선 월가…달러·단기 美국채 투자

입력 2024-07-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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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헤지 위해 달러 비중 늘려
“바이든 철수 대비 거래 계획 준비”
트럼프 재선 기대에…은행·에너지↑
“후보 교체 비트코인에 호재” 분석도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 출처 블룸버그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 출처 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출마 포기 여부를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논쟁이 월가로 번져가고 있다. 투자자들은 언제라도 바이든 대통령의 깜짝 퇴진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서둘러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펀드매니저는 바이든 사퇴 결정으로 인해 촉발될 위험 급등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달러와 미국 단기 국채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다.

미국과 약 1만 마일(약 1만6000㎞) 떨어진 호주 시드니에서도 비슷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로드리고 캐트릴 호주국립은행(NAB) 전략가는 “바이든 캠프 철수를 대비해 모든 사람이 거래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쪽이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매우 어려운 선택에 갇혀 있다. 그중 어느 것도 쉽지 않고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게다니 골드버그 TD증권 미국 국채 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토론 이후 이미 선거 확률을 재조정해왔다”며 “최근 24시간 동안의 뉴스는 불을 지폈을 뿐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은 지난주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 TV 토론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점치면서 달러, 미국 국채와 기타 자산으로 자금을 옮겨왔다. 특히 두드러진 변화는 채권시장에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단기 미국 국채를 매수하고 장기 국채는 매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재연되고 감세로 재정적자가 확대돼 장기 채권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또 트럼프 재선 성공 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과 헬스케어, 에너지 관련 주식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미국 최대 의료보험·헬스케어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은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신용카드업체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와 캐피털원파이낸셜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 주식도 트럼프가 석유 친화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 TV 토론회 이후 상승했다.

시장분석업체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일반적으로 기업 친화적인 것으로 여겨지면서 지난주부터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전망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테파니 울레트 FRNT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정치권의 혼란이 가중될수록 비트코인에는 더 좋아 보인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추구하는 종류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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