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막대한 외화 수입원·인재 유치 등 이점
반발도 끊이지 않아…“이민용 유학 규제해야”
해외 각지에서 인도 유학생들을 반기는 목소리가 야단스럽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유학 시장의 풍향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의 대세는 ‘인도인’이 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인도인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방국들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다만 이민 규제, 보조금 지급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어 마냥 열광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시대에 ‘해외 유학생 수’는 그 나라의 ‘경제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2년 469달러(약 65만 원)에서 20년 후 2410달러로 증가했다. 영국 금융 컨설팅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인도의 중산층 및 고소득 가구 수가 매년 약 10%씩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증식하고 있는 인도의 ‘부’가 유학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했다.
인도의 급증하고 있는 젊은 인구도 해외 유학생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14억 명의 인구가 사는 인도는 그 어느 나라보다 대학생 인구가 많은 나라다. 매달 백만 명 이상의 인도인이 18세가 된다. 인구와 재산이 늘면서 자연스레 인도의 대학 및 전문대학 등록률도 증가한다. 2001년에는 약 900만 명의 인도인이 고등 교육 기관에 진학했지만, 현재는 약 4300만 명이다.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가다.
서양 국가에게 해외 유학생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주요 수입원이다. 교육 기관들은 연구 보조금과 현지 교육 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 인도인 유학생들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꼬집었다. 현지 은행들은 해외 유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대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캐나다의 유학대행업체 어플라이보드는 “캐나다 농부들이 자녀의 유학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밭을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화뿐만 아니라 해외 인재 유치도 가능하다. 특히 인도인들이 강세를 보이는 공학, 컴퓨터 과학, 수학 분야의 인재를 확보할 기회를 얻는다. 미국 정책재단(NFAP)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0억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중 4분의 1이 유학생 출신이다.
해외 유학 시장의 판도가 바뀌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호주, 영국, 캐나다 정부는 모두 외국인 유학생에 관한 규정을 강화했다. 캐나다는 주거 빛 비자 남용에 대한 우려로 학부 및 비학위 과정의 외국인 등록을 제한했다. 호주는 체류 기간을 줄였고, 영국은 일부 유학생을 제외한 가족 동반을 금지했다. 미국 대학들은 인도 유학생 전체 학생 비자 요청 중 36%를 거절했다.
호주와 영국에 있는 한 유학컨설팅 회사는 “유학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 국가는 풍부한 현금을 가지고 입국했다가 바로 귀국하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익숙해져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지 대학은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자금 조달 방식을 재검토해야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