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달러 투자한 MS와 지위 동등”
MS, AI 주요 논의 시 쉴러 참석 꺼릴 듯
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선도하는 오픈AI의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는 참관인(옵서버)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애플 앱스토어 책임자인 필 쉴러가 하반기부터 오픈AI 이사회에 참관인으로 참석한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자사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 오픈AI의 챗GPT를 도입하는 등 ‘애플 인텔리전스’ 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애플과 오픈AI와의 파트너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오픈AI에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130억 달러(약 18조 원)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이사회에서 동일한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오픈AI 이사회 참관인 권한을 갖게 됨에 따라 MS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의사결정이 내려지는지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MS는 작년부터 참관인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 중이다. 이사회 참관인은 회의에 참석해 회사의 의사 결정 방식과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 투표를 하거나 다른 정식 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MS는 오픈AI에 대한 투자금 130억 달러가 상환될 때까지 오픈AI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절반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애플은 챗GPT 사용권에 대해 오픈AI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오픈AI가 애플 기기를 사용하는 수억 명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 모음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올해 말에 출시될 전망이다.
애플은 추가적인 AI 기능 제공을 위해 현재 알파벳의 구글,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협의 중이다. 중국에서는 바이두와 알리바바와도 잠재적 협약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이벌 관계인 MS와 애플이 회사의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에 참석함에 따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사회 참관인은 민감한 논의 중간에 퇴장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오픈AI 이사회 일부 회의에서는 오픈AI와 MS가 ‘AI 이니셔티브’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MS는 애플의 쉴러를 제외하고자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가 쉴러의 참석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블룸버그는 “애플 고위 임원들이 종종 타사 이사로 활동하지만, 이처럼 세간의 이목을 끄는 파트너사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