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현재 보험연구원은 총 23개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며 이 중 6개가 퇴직연금과 관련된 보고서다. 또 잡지형태로 분기마다 네 차례 발간되는 '보험동향'과 주마다 국내외 보험 관련 소식을 전하는 '키리위클리(KiRi Weekly)'에서 퇴직연금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는 4개 중 1개꼴로 퇴직연금 관련 자료가 나온 셈이며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나온 퇴직연금 관련 보고서가 6개인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반 년 만에 작년 수준을 채운 것이다.
이들 보고서는 '퇴직연금 사업자 관련 규제의 적정성 검토', '퇴직연금시장의 공정경쟁 질서 정착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있다.
주로 퇴직연금에 대한 방식 및 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특히 6월 들어 보험권 퇴직연금 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보험연구원의 연구가 자발적인 연구가 아니라는 것. 회원사인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시장에서 은행에 계속해서 밀리자 보험연구원이 관련 자료를 계속 내주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12월 처음 퇴직연금 제도가 시행된 이래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보험권은 지난해 5월 생보가 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10월부터는 생·손보를 합해도 은행에 점유율이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6조6112억원 중 은행권이 3조1629억원으로 전체의 47.8%를 차지했으며 보험권은 생명보험 33.9%, 손해보험 6.4%로 40.3%를 기록했다.
특히 회원사인 손·생보험사들의 분담금으로 운영해가고 있는 보험연구원은 돈을 내주는 보험사의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
이에 한 번에 나올 수 있는 보고서가 여러 차례 나눠 나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보고서에는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 대한 기준이나 근로자 수급권 보호 등의 내용이 계속 포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이 보험연구원에게 퇴직연금과 관련한 연구를 요구하고 있다"며 "퇴직연금시장에서 보험권이 은행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같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이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은행 뿐 아니라 보험사도 초미의 관심을 두고 있다"며 "퇴직연금시장의 선점을 위해 지금부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