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과 그린 리모델링을 통한 녹색 건축 혁신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최소 39%를 차지하는 건축물이 바뀌어야 탄소 배출의 감축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 건축 분야의 전문가와 정부 등 관계자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 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건축물 자재의 사용부터 시작해 에너지 사용 관리제· 제로 에너지건물 확대 등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투데이와 기후변화센터가 공동 개최한 ‘서울 기후-에너지 회의 2024(Climate-Energy Summit Seoul 2024)’의 두 번째 세션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 건축 활성화 방안’에서는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김진성 누리플렉스 사업대표(사회적기업 투파더 대표), 이주영 서울시 친환경건물과장, 최성우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장,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발표와 논의에 나섰다.
김 대표는 “정책과 제도를 통해 실생활에서 강력한 변화를 느낄 수 있으려면 적어도 3년이 걸린다”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는 어떤 문제에 대해 굉장히 빠르게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공급자와 소비자가 단 몇 초 만에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물 내 안 보이는 전기요금을 보여주는 ‘마이에너지’를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세대 수, 월 평균 세대 단가 등까지 보여준다”라며 “(마이에너지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해) 가정, 건물, 직장 등에서 특정 시간대에 전기 감축을 요청하면 원래 사용하는 전기 요금의 7~8배가량을 보상하는 ‘전기의 탄소 자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서울의 경우 건물에서 온실가스는 약 67%가 나오고 있다”라며 “서울시는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 온실가스 총량제를 기반으로 한 ‘기후동행건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내 비주거 건물 약 1만4000동이 대상이며, 1단계는 건물에너지 신고제, 2단계는 건물에너지 등급제, 3단계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을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궁극적으로 건물의 용도별로 온실가스 표출배출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토대로 5년마다 목표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감축을 유도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탄소 중립을 위한 건축물의 자재 사용과 관련해 “시멘트와 철강재가 단일 분야 건축물 자재 중에서는 워낙 탄소 배출이 높다”라며 “각 제조업체에서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 자재를 얼마나 사용하고, 어떤 구조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MS)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내재탄소 30%를 줄인 사례도 있다”라며 “정부에서도 어떻게 장려를 할지 제도를 설계해야 하며, 모든 주체가 협력해나가는 것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여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정부가 2050년까지 신축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률 100%를 목표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확대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ZEB 인증 건물의 에너지 자립률은 2022년 6월 평균 36.6%에서 지난해 6월 평균 38.9%로 2.3%포인트(p) 상승했다.
최 실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건물 설비를 어떻게 최적화해 낭비요인을 최소화할 것인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기준으로 건축물 소요 에너지의 20% 이상만 자체 생산하면 되지만, 평균 38% 이상의 자립률을 달성하고 있다. 50% 이상 건축물도 많이 늘었다”며 “초기에는 리스크가 있고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느 정도 정착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토론의 좌장으로 나선 김 교수는 “건물에서 탄소를 배출하고 에너지를 쓰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의 생활 방식이 이 문제를 좌우한다”라며 “그간 에너지에 대해서 크게 인지하고 있지 않았지만, 시민 중 95%가 기후변화를 느낀다고 하면 기존의 삶을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