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잇따라 미국행… AI·반도체·로봇 등 차세대 사업 점검 총력

입력 2024-06-23 13:54 수정 2024-06-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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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테네시와 실리콘밸리 현장 경영
최태원 회장, 22일 출국… 미국서 AI 및 반도체 사업 점검
이재용 회장, 보름간 미국 전역 누비며 미래 먹거리 행보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LG)

재계 총수들이 북미 현장 경영 행보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다지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직접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그룹 안팎의 각종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23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

먼저 구 회장은 미국 테네시에서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등을 방문했다. 그는 현장 방문 중 직원들과 만나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ㆍ고객 트렌드, 경쟁 구도, 통상 정책ㆍ물류 등 사업 환경의 변동성은 모두가 동일하게 마주한 상황”이라며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높여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테네시 점검에 이어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미래사업 분야를 살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격전지이자 스타트업의 메카로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는 지역이다.

구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도 찾았다.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AI 밸류체인 전반을 세심하게 살폈다.

구 회장의 외부 AI 스타트업 방문은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그의 평소 생각이 반영된 행보다.

(사진제공=SK)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최 회장은 내달 초까지 장기간 미국에 머물며 빅테크와 파트너사를 만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하는 지역 또한 빅 테크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사들이 있는 미국 여러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올해 4월 미국, 6월 대만에 이어 다시 미국을 방문해 AI 및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5월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약 2주간 미 동·서부를 횡단하며 메타, 아마존,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쇄 회동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은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의 기존 고객사와 협력 확대에 힘을 쏟았다. AI 등 첨단 분야에서 삼성과 고객사의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모두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재계 총수들의 이같은 행보에는 그룹 안팎에 불거진 우려를 없애려는 의도도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총수들의 이 같은 행보에는 그룹 안팎에 불거진 우려를 없애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경쟁사에 1위를 뺏긴 이후, 반도체 사업에서 위기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SK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200개가 넘는 과도한 계열사 정리가 시급하다. LG그룹은 가전 외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안팎의 위기감 속에서 활발한 대내외 활동으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기업 경쟁력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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