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늘면서 국내산 감자 공급 불안정 탓
한화갤러리아 “일시적 사용…국내산 정책 변경없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파이브가이즈가 최근 일부 점포에서 국내산 감자 대신 미국 대표 감자 품종인 러셋 감자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등 국내산 감자 수급이 어려워진 탓인데,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감자 공급 불안정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파이브가이즈는 이달부터 강남점 등 일부 매장에서 워싱턴주에서 들여온 미국산 러셋 감자를 사용 중이다. 한국에 진출한 파이브가이즈가 국내산 감자 대신 미국산 감자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한국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산 러셋 감자 대신 강원도 평창, 전라남도 보성, 해남 등 전국 여러 산지에서 수확한 감자를 사용해왔다. 냉동감자가 아닌 생감자를 활용, 메뉴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러셋 감자와 동일한 품질과 맛을 갖춘 국산 감자를 찾기 위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이 1년 이상 전국 산지를 돌아다닌 건 유명한 일화다.
김 부사장은 작년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기자간담회 당시 “미국 파이브가이즈 본사를 찾은 지 2년 후에나 (한국에)오픈할 수 있었던 것은 완벽한 감자를 찾는 데 1년 6개월 이상 시간이 걸렸다”며 “냉동 감자를 쓰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한 제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내산 감자 사용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던 파이브가이즈가 미국산 러셋 감자를 수입하게 된 건 강원도 등 국내산 감자 수급이 어려워진 탓이다. 국내산 감자 수확량이 줄어든 반면 파이브가이즈 출점 점포가 늘어나면서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파이브가이즈는 1호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여의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까지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산 감자 사용을 계기로 한국 파이브가이즈의 국내산 감자 사용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러셋 감자가 점분이 많고 당도가 낮아 튀김 요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산 수미 감자는 수분이 많아 튀김 요리보다 국, 탕, 볶음 요리에 적합하다. 비용 관리 측면에서도 국내산 생감자보다 수입산 냉동감자가 더 낫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운영사 측은 미국산 수입 감자 사용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에프지코리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수요 증가로 일시적으로 고객 공지 후 미국산 감자를 사용한 것”이라며 “국내산 재료 사용에 대한 정책 변화는 없으며 15일부터 다시 국내산 감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브가이즈 외에도 최근 맥도날드까지 감자튀김 판매를 중단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감자 공급 불안정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20일 공급받은 일부 냉동감자의 상품 기준이 미달돼 감자튀김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감자튀김 판매 정상화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한국맥도날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예기치 못한 공급망 내 이슈로 일시적으로 후렌치후라이(감자튀김)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판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