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제74회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한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요즘 뜨는 커뮤니케이션 연구 영역' 콘퍼런스 개회사를 맡은 박종민 한국언론학회장(경희대 미디어학과)이 한류의 의미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한류가 시작할 때, 일시적인 문화 현상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의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우리는 이제 글로벌 문화 커뮤니티 안에서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많은 연구자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한류를 학문적으로 더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은 한류 연구 거장인 헨리 젠킨스(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동아시아의 초문화적 팬덤 연구: 상상의 조국, 의상적 팬덤, 팬 민족주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젠킨스 교수는 한류가 국경을 초월한 팬 상호작용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류가 글로벌 미디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젠킨스 교수의 기조연설 이후에는 한류의 문화적 표현, 한류 산업 기반, 한류와 문화외교 등을 주제로 다채로운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홍경수 아주대 교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담긴 철학적 논의를 발표하면서 "장애와 관련된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고, 더 넓은 이해를 촉진하는 데 이 드라마가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외교 도구로서의 K드라마의 역할을 분석하는 세션도 눈길을 끌었다. 이 세션에서는 K드라마가 문화 외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실제로 2014년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서울대 글로벌공학센터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한 한류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큰 유행"이라며 K드라마를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 역시 "남편의 젊었던 시절 사진을 보며 '별그대' 주인공 도민준과 똑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는 등 K드라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K드라마가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어떤 잠재력이 있는지, 한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논의됐다.
박종민 회장은 "한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라며 "한류를 단순히 재미와 오락으로 소비하는 데에서 벗어나 한류의 근간을 분석하고, 이를 학문적ㆍ이론적으로 설명하는 작업이 우리 연구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이 같은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