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에 대해 소위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변별력은 충분히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각 과목별 난도를 두고서는 EBS와 입시업체의 평가가 엇갈렸다. 이번 모의평가는 의과대학 정원이 확대된 이후 의대 도전을 노리는 ‘N수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난이도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114개 고교와 502개 지정학원에서 6월 모의평가가 시행됐다. 재학생 38만5435명, 졸업생 8만8698명 등 총 47만4133명이 시험을 치렀다.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출제 방향에 대해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없애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1교시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은 51.1%였다.
EBS 현장 교사단 국어 대표 강사인 최서희 서울중동고 교사는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의 경우 소위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면서 “EBS 수능 연계교재를 실질적으로 연계하고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이나 개념을 바탕으로 문항을 설계해 공교육 내에서 변별력 높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이전 모의평가와 작년 수능 체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국어공통과 화법과작문, 언어와매체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약간 쉬웠다”고 분석했다.
2교시 수학영역은 작년 수능보다 쉬웠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 교사단 수학 대표 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2024학년도 수능보다는 쉬운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 비교를 해보면 등급대별로 체감 난이도는 다를 수 있지만, (만점을 노리는) 최상위권 입장에서는 분명 어려운 시험이 맞다”고 밝혔다.
입시업계에서는 출제 패턴이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어 수험생들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6월 모의평가, 본수능과 비슷할 정도로 높은 변별력을 유지했다”면서 “공통과목에서 객관식 마지막 문항 15번은 통상적으로 수학I에서 출제되고, 주관식 마지막 문항인 22번은 수학II에서 출제됐으나, 이번 6월 모평에서는 15번 문항이 수학II(적분), 22번 문항은 수학I(수열)에서 출제돼 수험생 입장에서는 평소 패턴과 달라져서 상당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3교시 영여영역에 대해서는 EBS는 작년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라고 평가했지만, 입시업계에서는 학원 별로 다소 엇갈렸다.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국어고등학교 교사는 “6월 모의평가 영어 영역은 작년 수능과 대체로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우리말로 해석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을 배제했고, 문제 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정확하게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들을 다양한 유형에서 골고루 출제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전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며 “독해에 시간을 요구하는 다소 높은 난도 지문이 일부 출제됐고 ‘대의 파악 유형’이 특히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1등급이 4.7%에 불과했던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쉬운 난이도였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까다로운 문제가 많고 지문의 내용 이해가 쉽지 않아 이번 시험 역시 변별력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