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대를 지속했다.
다만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되고, 석유류 물가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오름 폭을 보였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7% 상승했다.
전달(2.9%)에 이어 2%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2.8%) 2%대로 하락한 뒤 2월(3.1%), 3월(3.1%) 3%대로 확대되다 4월(2.9%) 다시 2%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은 농산물이 주도했다. 농산물 물가는 전년대비 19.0% 올랐다. 사과(80.4%), 배(126.3%) 등 과일 가격 강세가 지속된 탓이다.
사과의 경우 3개월째 80%대의 상승률 보였고, 배의 경우 관련 통계 작성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작년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 충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두 과일을 중심으로 신선과실은 39.5% 상승하며 3월(40.9%), 4월(38.7%)에 이어 40% 안팎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신선채소도 7.5% 올랐다.
이를 포함한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는 3.0% 하락했지만, 작년 동월 대비로는 17.3% 오르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동 리스크 속에 석유류 가격도 전년대비 3.1% 올라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 갔다. 작년 1월(4.1%) 이후 가장 높은 오름 폭이다. 석유류 가격이 1.4% 내린 작년 5월의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공식품 물가도 전년보다 2.0% 올랐다. 전월(1.6%)보다 상승률이 확대됐다. 개인 서비스 상승률은 2.8%로 전월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중 외식 물가는 2.8% 올랐는데 전월(3.0%)보단 상승폭이 내렸다.
물가 기여도를 보면 농산물이 물가상승률을 0.7%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기여도도 1.0%p를 기록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물가가 전년대비 3.1% 올랐지만 기여도는 전월(0.1%p)과 비슷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1% 올랐다. 전월 상승률(3.5%)보다는 0.4%p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2%대 초반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0% 오르며 전달(2.2%)보다 0.2%p 상승률이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이 역시도 전월 상승률보다 0.1%p 내렸다.
통계청은 "물가상승률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면서도 "석유류 가격과 기상 등 여러 불확실성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상기후, 국제유가 변동성, 일부 식품가격 인상 움직임 등 불확실성에 대응해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