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한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와 설비투자는 뒷걸음질 쳤다.
다만 건설투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 생산, 소비, 투자 등의 부문별 회복 온도차가 뚜렷한 모양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대비 1.1%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0.3%), 12월(0.4%), 올해 1월(0.3%), 2월(1.3%)까지 넉달째 증가하다 3월 2.3% 급감한 뒤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산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2.2% 늘었다. 이중 제조업 생산은 2.8%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이 작년 1월(8.7%) 이후 최대폭(8.1%)으로 늘어난 것이 제조업 생산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반도체 생산은 4.4%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기존 반도체 생산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도소매(1.7%), 운수·창고(1.3%), 교육(0.9%) 등 대부분 업종에서 늘면서 0.3% 증가해 한 달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재화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줄어 한 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상호조에 따른 외출 증가로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0.5%),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는 늘었지만 승용차, 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5.8%나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승용차 구매 등에 연관된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소매판매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투자 부문에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간 희비가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0.4%) 투자 감소로 전월보다 0.2% 줄어 두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투자를 의미하는 건설기성(불변)은 대규모 사업장 실적 증가와 공공발주 사업 집행 제고 등으로 건축(6.1%)과 토목(1.7%) 모두 공사실적이 늘면서 전월대비 5.0% 증가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도 1년 전보다 41.9% 급증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도 온도차를 보였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반면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5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4월 산업활동 결과에 대해 광공업・서비스업・건설업 등 주요 생산부문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광공업 생산의 큰 폭 확대 등은 제조업・수출의 견조한 개선이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며 "내수는 재화 소비가 다소 조정받았으나, 서비스 소비의 완만한 개선흐름과 건설 실적 반등 등 회복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지만 지정학적 불안과 이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 가계부채・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그간 건설수주 부진 등의 하방 요인이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