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했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고객 환불 요청은 ‘모르쇠’

입력 2024-05-28 12:00 수정 2024-05-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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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에서 운영된 팝업스토어 매장 20곳의 운영 실태

▲시민들이 서울시 성수동에서 열린 ‘서울 굿즈 팝업스토어’를 찾고 있다. (자료제공=서울시)
▲시민들이 서울시 성수동에서 열린 ‘서울 굿즈 팝업스토어’를 찾고 있다. (자료제공=서울시)

20대 여성 A씨는 친구들과 쇼핑 차 백화점을 방문했다 우연히 들른 팝업에서 3만9000원 상당의 모자를 구입했다. 그러나 구입 후 집에 가서 살펴보니 모자가 불량인 것을 확인하고 매장을 방문해 제품 교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일반 매장이 아닌 팝업에서 구입한 상품인 만큼 교환이나 반품이 어렵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체험형 팝업스토어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작 팝업스토어에서 구입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유통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에서 운영된 팝업스토어 매장 20곳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환불 규정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거나 매장 입장을 위해 수집된 개인정보의 항목이나 보유기간이 소비자에게 고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8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20곳 모두 운영기간이 모두 3개월 미만(4일~86일)의 단발성이었고 대부분(18곳)이 체험과 더불어 캐릭터나 식음료 등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대다수 응답자들(82.8%)도 팝업스토어에서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현행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방문판매법)'에 따르면 3개월 미만으로 운영하는 영업장소에서 소비자에게 권유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소비자는 14일 이내에 그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환불 관련 약관 조사 결과 구매 후 14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한 매장은 1곳(5.6%)에 불과했다. 그나마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한 곳은 8곳(44.4%)에 그쳤고 매장 운영 기간 내에만 환불이 이뤄지는 곳은 5곳(27.8%)이었다. 나머지 4곳(22.2%)은 환불이 불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일부 팝업스토어는 소비자에게 제품 개봉 과정의 촬영 영상을 요구하는 약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밖에 매장 내에 교환․환불 규정 안내가 없고 직원이 구두로도 이를 설명하지 않은 매장이 7곳(38.9%)이었다"면서 "영수증에 있는 규정과 매장에서 안내한 규정이 다른 곳도 6곳(42.9%)으로 나타나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일부 팝업스토어의 개인정보 수집 절차와 상품의 표시사항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수집목적, 수집하려는 항목과 보유기간 등을 정보주체(소비자)에게 알려야 하고, 보유기간 경과․처리 목적 달성 등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면 지체없이 파기해야 한다. 아울러 팝업에서 판매하는 상품 관련 표시(식품용 표시 및 취급주의)가 미흡한 매장도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소비자에게 불리한 환불기간 등 거래조건을 개선하고 상품 표시사항의 누락 방지, 개인정보 수집 및 초상권 사용 동의 절차를 개선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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