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의 염기훈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로써 염기훈 감독은 정식 선임 후 14경기 만에 팀을 떠났다.
수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5라운드에서 1-3으로 패배하며 최근 5연패에 빠졌다.
수원은 전반 막바지 뮬리치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40분 이동률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무너지기 시작했다. 추가시간에 박민서에게, 그리고 이동률의 중거리 슈팅으로 재차 얻어맞으며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수원은 K리그2에서 초반 4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오르는 등 좋은 기세를 보였지만, 최근 5경기에서 연속 패배하며 현재 6위까지 떨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수원 서포터스는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고 성적 부진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염 감독은 팬들 앞에 나와 “제가 팀을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수원에 와서 많은 사랑과 질타를 받았지만, 저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처럼 더 큰 응원을 지금처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염 감독은 이날 경기 패배 후 박경훈 수원 단장에게 자진 사임 의사를 전했다. 박 단장은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이고, 이후 버스를 막던 팬들 앞에서 상황을 전했다.
앞서 지난해 K리그1 최하위에 그치며 강등된 수원은 지난 시즌 감독 대행을 맡았던 염기훈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며 지휘봉을 맡겼다.
염기훈 감독은 2010년 수원에 입단, 지난해까지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간 구단 레전드 출신으로 지난해 김병수 감독의 후임으로 임시 감독을 맡은 데 이어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선임 당시 주변에서 염기훈 감독의 경험 부족을 우려했지만, 구단은 팀 사정을 잘 알고 선수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염기훈 감독에게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패배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사임을 결정했고 수원은 감독의 부재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구단은 최대한 빠르게 후임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감독대행이나, 코치진 개편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편 수원은 다음 달 2일 또 다른 승격 경쟁팀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