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성보다 회사가 남녀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회사에서 여성과 남성을 동등 대우하는 조직문화는 이른바 ‘워라밸’이라 칭하는 직원의 ‘일·생활 균형 만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성평등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리뷰’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8~9월 서울시여성재단이 서울 거주 20~40대 임금근로자 20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2040 임금근로자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회사가 남녀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우리 회사는 여성과 남성 직원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항목에 48.6%가 ‘그렇다’고 했지만, 여성은 42.9%에 그쳤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여성은 남성보다 일·생활균형 제도 사용을 포함해 성별 격차를 경험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는 일이 많아, 조직문화에 대한 체감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을 동등 대우하는 조직문화는 직원의 ‘일·생활 균형 만족’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남성과 여성 직원 모두 일·생활균형 제도를 동등하게 사용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직장 내 돌봄 친화 조직문화가 잘 잡혀있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10명 중 4명에 그쳤다. ‘우리 회사는 돌볼 사람이 있는 직원을 배려한다’는 항목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2.4%였다.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을 사용해도 평가나 승진에 지장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41.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남성의 육아 참여 요구가 높아지는 현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남성도 육아휴직 및 돌봄 휴가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항목에 응답자의 39.0%만이 ‘그렇다’고 해 비교적 낮은 응답률 보였다.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남성의 육아휴직 등 제도 사용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육아휴직 제도 사용 용이성을 묻는 같은 질문에 대해 300인 이상 기업은 46.9%가 ‘그렇다’고 했지만, 50인~300인 미만 기업에서는 40.0%가, 50인 미만 기업에서는 32.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강은애 여성가족정책팀 연구원은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은 육아휴직 이용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며 “육아휴직 사용으로 인해 체감하는 불이익 실태를 파악하고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